침체 경고음 커지는 韓경제…구원투수 ‘SOC’ 주목해야

생산·고용 유발효과 큰 건설업

인프라정책 방향 재설정 시급



“경제 성장률 3% 달성을 위해선 SOC(사회기반시설)에 SOS(구조요청 신호)를 쳐야 합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 3% 달성 여부가 SOC 투자에 달렸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왔다.

<건설경제>는 다음달 초 내년도 정부 예산안의 국회 제출을 앞두고, 각계 전문가들에게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바람직한 SOC 투자전략에 대해 물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완수 의원(자유한국당)은 “전 세계 호황 속에서 우리나라만 2%대 성장으로 뒤처지고 있다”면서 “건설산업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생산ㆍ고용유발 효과가 높은 만큼 정부가 SOC 정책의 기본방향을 재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경제 성장률을 평균 2.8%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말 올해 성장률을 3.0%로 제시했다가 일자리 쇼크 등 경제지표가 나빠지자 지난 7월에 2.9%로 전망치를 낮췄다.

박태원 두산건설 부회장은 “최근 2년간 정부가 SOC 예산을 줄이면서 10대 건설사에서만 일자리 2500여개가 사라졌다”면서 “정부가 국내 건설시장을 등한시하면서 해외시장에서 돈 벌어오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상주 국토교통부 재정담당관은 “지금은 단기적인 투자 정체기”라며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서울∼세종고속도로 등 향후 주요사업들이 연차적으로 착공하면 건설투자가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정당국이 SOC 예산 감축 이유로 내세웠던 ‘충분한 SOC 스톡’과 ‘이월금 과다’에 대해선 질타가 쏟아졌다.

박동규 한양대 교수는 “SOC 스톡이 충분하다는 주장은 우리나라 국토면적 등만을 단순 고려한 통계를 사용함으로써 나타나는 오류”라고 비판했다.

이상호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원장은 “SOC 스톡에 대한 탁상공론 대신 어느 SOC 시설이 어느 지점에서 용량이 부족하고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를 실제 성능에 기반해 파악하는 것이 먼저”라고 지적했다.

침체 늪에 빠진 민간투자시장에 대해 박 부회장은 “운영기간을 50년으로 늘리고 민자 통행료 부가세 면제 등을 통해 민자사업의 공공성을 높여 부정적인 시각을 잠재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직속 건설산업 일자리위원회가 지난해 발표한 건설산업 일자리 개선대책에 대해 박 의원은 “규제개혁과 혁신을 통한 근본적인 생산성 향상 방안이 빠졌다”며 “일자리 없는 근로자 복지는 공허한 메아리”라고 꼬집었다.

해외 수주 감소, 인프라 투자 축소, 고강도 부동산 규제 등 건설산업을 둘러싼 위기를 딛고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이 원장은 “정부는 우리 국가와 사회, 경제적 환경이 지속적인 인프라 투자를 요구하는 만큼 정책적 시각을 전환하고, 민간은 신규보다 유지관리와 재생으로 변화하는 건설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생활 SOC’에 대해 “지나치게 협소한 개념과 사업범위를 재정립해야 투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김태형기자 kth@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18.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