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로드맵 통해 일자리 1.3만개 창출했다지만 건설업 취업자는 급감

대부분 공공기관 ‘단기 알바’ 수준…적정 투자로 민간 일자리 늘려야

 

정부가 지난해 공공기관 등을 통해 국토교통 분야 일자리 1만3000개를 늘리는 동안 건설업에서 기존 1만9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드러났다.

일자리 로드맵에 따라 공공부문 ‘단기 알바(아르바이트)’를 늘리는 효과를 거뒀으나, 건설경기 침체로 건설사 사무직 등 민간 일자리 감소는 방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17일 지난해 5월 발표한 ‘국토교통 일자리 로드맵’의 추진 결과, 작년 한해 총 1만3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일자리 로드맵은 오는 2022년까지 총 9만4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으로, 공공임대희망상가, 공공임대주택, 혁신도시 등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한 일자리 창출방안을 담고 있다.

여기에는 임금직불제 시행 및 적정임금제 시범사업 등 건설분야 ‘좋은 일자리’ 확충방안도 포함됐다.

그러나 로드맵에 따른 일자리 창출 실적을 보면, 대부분이 정부나 공공기관 예산에 의존한 ‘단기 알바’라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공공기관 새 일자리(4292개)와 공공기관 나눔일자리(1180개), 임대주택 주거서비스(2630개) 분야가 전체의 60%가 넘는다. 나머지도 대부분 전문성이나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일자리로 분류된다.

이에 국토부도 일자리 로드맵이 취업자들에 보다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상반기 중 추가과제 발굴 및 목표 보완 등 ‘업그레이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정부나 공공기관이 주도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건설사 등 민간기업이 일자리 창출을 주도할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일자리 로드맵 시행에도 불구하고 민간의 일자리, 즉 건설업 취업자 수는 급감하고 있다.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올 1월 건설업 신규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만9000명 줄었다. 고용시장 버팀목 노릇을 했던 건설업마저 2년6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1월 건설업 전체 취업자수(196만9000명)도 지난해 12월(207만4000명) 대비 10만5000명이나 급감했다. 강력한 부동산 대책에 따른 주택시장 침체와 정부의 SOC 예산 축소 여파 등으로 건설투자가 급감한 탓이다.

취업자 수뿐만 아니라 일자리의 질도 악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통계청은 1월 건설업 취업자 수 감소와 관련 건설기성 지표가 악화하는 가운데 종합건설업에서 취업자 감소세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건설경기 침체로 대형건설사들이 적극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고, 일감을 부족한 중견, 중소업체까지 인력을 줄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건설업계에서는 대형건설사들의 구조조정이 이어졌다.

건설 일자리라고 하면 단순노무, 일용직을 떠올리지만, 상대적으로 ‘좋은 일자리’에 속하는 사무직이나 기술, 전문직 등이 대거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이는 SOC 예산 감소, 부동산 경기 위축, 건설공사 수익성 악화로 말미암은 결과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토교통 일자리 로드맵이 국가 예산이나 공공기관을 동원한 ‘단기 알바’ 창출에만 매달려서는 결코 일자리 난맥상을 풀 수 없다”며 “침체된 건설경기를 되살려 민간(기업)이 적극적인 일자리 창출에 동참할 수 있도록 일정수준 이상의 건설투자를 유지하고 적정 공사비 및 공기를 보장하는 방안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봉승권기자 skbong@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19.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