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남동발전과 대림산업, 계룡건설이 지난 2012년부터 추진한 네팔 어퍼 트리슐리-1(Upper Trishuli-1) 수력발전사업이 최근에서야 금융지원 승인 단계에 이르렀다. 세계은행그룹 국제금융공사(IFC)가 컨설팅 및 지분투자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IFC 이행표준이 적용돼 환경보호를 위해 실시설계를 수십차례 변경해야 했기 때문이다. 수력발전사업은 수중 생태계 환경파괴와 마을 수몰, 이주민 문제, 산사태 발생 우려 등으로 환경ㆍ사회적(ENS) 비용이 많이 드는 대표적인 사업으로 손꼽힌다.

 

#. 인도네시아에 석탄화력발전 9ㆍ10호기를 두산중공업이 건설하는 공사에 대한 금융지원이 지난해 차질을 빚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마련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초초임계압(USC) 신기술이 적용돼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금융조달 단계에서 문제시된 것이다.

앞으로 건설사들이 국내외 대형 개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을 벌일 때 환경 훼손과 인권 침해, 이주 정책 관련 대비책을 지금보다 크게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융사들이 환경ㆍ사회적책임 투자에 적극 나섬에 따라 이를 지키지 않는 사업을 추진할 때 금융권으로부터 자금조달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26일 해외건설업계 및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적도원칙에 가입해 금융지원 사업 심사에 적용하고 있다.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등 수출신용기관(ECA)도 적도원칙과 비슷한 ‘OECD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있다.

 민간 상업은행들도 최근 이 같은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주 금융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기 위해 적도원칙 가입을 추진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우리은행을 비롯한 다른 은행 역시 적도원칙 가입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 등 연기금은 적도원칙 및 OECD 가이드라인과 무관하게 석탄화력발전에 대해 금융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탈석탄’을 선언했다.

 적도원칙과 OECD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금융지원 대상 프로젝트를 건설 및 운영하는 과정에서 환경 파괴 및 사회 갈등이 야기될 경우 금융지원이 제한된다. 즉, 환경과 사회에 부정적 이슈를 일으키는 개발사업의 경우 적도원칙과 OECD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수 없다.

 대표적으로 피해를 입히는 사례는 개발도상국 중심의 석탄화력발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수중 생태계에 위협이 되는 댐 건설공사와 수력발전사업이 문제될 소지가 있다. 산림을 관통하는 도로·철도 등 인프라 개발사업 역시 자금조달이 까다로울 전망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우리 건설사가 강점을 가진 석탄발전사업과 수력발전사업이 개도국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이들 사업에서 환경 및 사회적 문제를 최소화하려면 비용이 추가되고 사업 초기 개발비용이 과거보다 늘어나는 점이 업계의 부담”이라고 강조했다.

 

 

홍샛별기자 byul0104@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19.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