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규제완화 역행 논란 속 부실벌점 산정방식 개편 ‘불통’

건설업계, 두 번째 탄원서 준비

 

민자사업 홀대하더니…활성화

공기價 인상엔‘국민청원’ 등장

국토교통 정책 ‘소통 부족’ 지적

4·15 총선이 14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토교통 행정에 대해 민심이 들끓고 있다. 3선 의원을 지낸 김현미 장관이 이끄는 국토교통부가 벌점·안전 등 건설정책은 물론 주택·교통정책 등에서 번번이 소통하지 않는 ‘고집불통’ 행정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기조에도 반하는 국토부의 경직된 행정이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31일 관계기관 및 업계에 따르면 대한건설협회는 벌점제도 개편안을 담은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 개정 철회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또다시 이번주 중 국토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탄원서 제출은 지난달에 이어 두 번째다. 한 달 새 두 번이나 탄원서를 내는 것은 ‘불통’ 장관과 국토부가 눈을 감고, 귀를 닫았다는 방증이다.

건협은 총선 전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벌점제도 개편 반대시위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시위를 취소했지만, 국토부가 귀를 닫자 시위를 강행하기로 한 것이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해 소규모 릴레이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불통 행정’은 아파트 공시가격과 민자도로 등 주택과 교통정책에서도 드러난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올해 공시가격 인상안에 대한 전면 철회 요청이 등장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100명 이상이 집단으로 참여하는 청원이 올라왔고, 수천명이 동의했다.

이들은 보유세 폭탄의 경제적 파급효과 시뮬레이션 분석 주체와 결과 공개, 공시가격 예정안의 전면 철회, 1주택 장기보유자 종합부동산세 경감 등을 요구했다. 요구를 거부하면 위헌소송, 가처분 신청, 납세거부운동 등 시민저항운동을 펼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공시가격 인상을 주도한 김 장관을 향한 공분이 녹아 있는 대목이다.

독불장군식 정책은 민자도로 정책에서도 포착된다. 김 장관은 취임 이후 공공성을 명분으로 지난 2017년 민간사업자가 제안했던 안성∼세종 고속도로를 재정사업으로 뒤집은 데 이어 사업 재구조화나 리파이낸싱(자금 재조달)을 통해 서울외곽순환과 천안∼논산 등 민자도로의 통행료를 인하했다. 나머지 32개 민자도로의 통행료 인하도 예고한 상태다.

사실상 민간사업자의 아이디어를 가로채는 민자사업의 재정 전환과 민자도로 통행료 인하 과정에서 민간사업자들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었다. 그러다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민자사업 활성화가 절실해지자 지금은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를 민자 방식으로 추진하는가 하면, 신규 민자도로에 대한 제3자 제안공고도 내놨다.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3선 의원인 김현미 장관이 이끄는 국토부는 시장·현장과의 소통이 원활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정작 현실은 정반대”라며 “주택·민자사업 규제 등에 이어 처벌 중심의 벌점제도 개편까지 민심을 외면한 국토교통 행정은 결국 실패작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남기자 knp@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20.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