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코로나 비상시국서 SOC가 유일한 경기 부양책”

부정적 요인 최소화 위해서도 재정투자 확대 필요성 강조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 재원 마련을 위해 SOC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 대한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한시가 급한 재원 마련을 위해 구조조정은 부득이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하방압력을 방어하려면 SOC(사회기반시설)를 포함해 재정투자를 줄여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정부는 하위 70% 이하인 1400만 가구에 대해 4인 가구 기준 100만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긴급재난지원금은 총 10조3000억원 규모로 정부는 1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마련된 1조20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9조1000억원은 2차 추경을 통해 마련한다.

그런데 중앙정부 부담인 7조1000억원은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충당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수퍼 예산’과 계속되는 추경으로 재정 건전성 악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구조조정 대상으로 국고채 이자 상환과 국방, 의료급여, 환경, ODA(국제개발협력)와 함께 SOC 예산을 지목했다.

청와대는 아직 지출 구조조정 분야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지만,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SOC를 포함한 구조조정 분야를 지목해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일단 사상 초유의 감염병 재난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지출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한다.

다만,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이 우려되는 등 경기 하방압력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경기 부양이 가능한 SOC 예산 축소는 제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정부에서 지출 구조조정 항목으로 SOC 예산을 지목했지만, 현 경제 상황에서 SOC는 유일한 경기 부양책”이라며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에서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SOC 예산을 늘리기는커녕 줄인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역시 경제 성장과 함께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SOC 예산 삭감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건설업은 취업유발계수가 12.5로 전 산업 평균보다 높고 제조업보다도 두 배 정도 높아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있다”며 “지역 경제가 휘청거리는 상황에서 SOC 예산을 구조조정하면 일자리가 줄어들어 경기 침체를 이겨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 시점에서 자영업자와 저소득층을 위한 정책도 중요하지만, 거시적으로 한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요인을 최소화하려면 SOC를 비롯한 재정투자를 더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김영덕 건설산업연구원 연구본부장은 “코로나19 사태로 2분기까지 각종 경제지표들이 급격하게 악화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SOC 예산을 줄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경기침체라는 더 큰 위협요인을 제거하려면 SOC 예산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재현기자 ljh@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20.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