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초대형 악재로 불확실성 가중

선태과 집중 유지 속 경쟁력 강화

비상경영체제 통해 ‘보수적 접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우리 경제의 최대 변수로 등장한 가운데 대형건설사들의 올해 수주전략이 ‘정중동 모드’로 진행될 전망이다.

예년과 다르지 않게 수익성을 제1원칙으로 두고, 기존 사업영역에 대해서는 ‘선택과 집중’을 유지하지만, 동시에 차별화된 경쟁력을 앞세워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나서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2일 대형건설사들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먼저 현대건설은 확장재정에 선제적 대응, 선택과 집중, 지속가능한 미래성장 기반 확대 등으로 올해 수주전략 방향이 요약된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 등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환경 속에서 부문별로 수주전략을 차별화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를 예측하면서 선제적으로 사업을 선점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성 있는 수주물량을 확보하기로 했다.

미래성장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상품으로는 투자개발사업과 민간투자사업 등을 설정하고, 이들 사업에 적극 참여해 지속 가능한 건설사의 위상을 다질 방침이다.

대림산업은 올해도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대림산업의 수주전략은 관급공사, 민간공사, 해외 도급공사 등으로 구분해 짜여졌는데, 부문별로 ‘수익성’이라는 단어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 재개발·재건축 등 주택, 해외공사 가릴 것 없이 수익성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GS건설도 대림산업과 방향성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인프라, 민간건축, 주택 등에 걸쳐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고 선별적인 수주에 나서기로 했다.

다만, GS건설은 민간투자사업 운영, 신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개발·투자, 지역주민과 공동 추진하는 신재생사업 등을 차별화한 타깃으로 정했다.

대우건설 역시 치밀하고 철저한 사전 검토를 통한 수익성 검증이 올해 수주전략의 핵심이다.

그러면서 ‘BTO(수익형 민자사업)+BTL(임대형 민자사업) 혼합방식’ 등 새로운 형태의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철강 플랜트와 건축 등 기존 두 가지 핵심축을 중심으로 에너지 플랜트, 신재생에너지 등의 신사업 분야에 진출하는 전략을 본격 추진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현금흐름과 수익성을 우선 고려하고, 건설경기와 시장 변동에 따라 수주전략을 탄력적으로 운용하기로 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라는 초대형 악재가 겹쳐 수주 환경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며 “적지 않은 건설사들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는 등 녹록지 않은 여건을 감안할 때 수주전략도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남기자 knp@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20.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