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6곳 토지보상 테스트베드

현금 대신 사업성 있는 토지로 ‘대토보상’ 유도, 리츠 운영

수서역세권, 구리갈매역세권 등 6곳 테스트베드 삼아 대비 

 

연말 3기 신도시의 토지보상을 앞두고 현금보다 토지를 받는 비중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3기 신도시의 토지보상금이 부동산 시장에 유입돼 집값 상승의 불쏘시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우려를 막기 위해,  사업시행자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사업성 있는 토지를 토지 소유주에게 우선 배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과천 등 3기 신도시 일부에서는 대토보상률(총 토지보상금에서 대토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6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남양주왕숙, 인천계양, 하남교산, 과천 등 3기 신도시들의 토지보상이 연말부터 시작된다. 이들 4곳의 토지보상금만 15조원에 달한다.

문제는 수익창구를 찾지 못한 토지보상금이 서울 등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흘러들어와 집값 상승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실물경제 침체가 가속화하는 것과 상반되게, ‘집은 사면 오른다’라는 부동산에 대한 신뢰는 갈수록 높아지면서 유입되는 자금도 늘어나고 있다.

이런 탓에 LH가 3기 신도시에서 적극 도입하는 게 대토보상과 대토보상리츠다. 먼저 토지 소유주들에 현금 대신 3시 신도시 내 공동주택용지ㆍ상업시설용지ㆍ업무시설용지 등 사업성 있는 토지의 소유권을 준다.

LH는 대토 토지들을 모아 리츠(Reits, 부동산 투자회사)를 설립하고 개발사업을 진행한다. 수익은 소유권 비중에 따라 나눠, 토지 수유주들이 장기간 수익을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조성 중인 공공주택지구 6곳을 테스트베드(Testbed)로 삼았다. 지난달 말 현재 수서역세권, 성남복정1 등 2곳에서 토지보상 계약을 완료한 결과, 최종 대토보상율은 각각 66％와 44％로 집계됐다.

수서역세권은 업무시설용지, 성남복정1은 공동주택용지 등 지역 특성에 맞춘 사업성 있는 토지에 대한 소유권을 토지 소유주들에게 나눠줘 대토보상률을 끌어올린 것이다.

토지보상 계약 완료가 임박한 구리갈매역세권과 김포고천은 각각 주상복합용지와 근린생활시설용지를 토지 소유주들에게 배분한 것으로 조사됐다.

LH 관계자는 “대토보상리츠를 통한 부동산 간접투자를 늘리자는 국토부 기조 아래 사업성 있는 토지의 배분에 나서고 있다”며 “연말께 토지보상을 시작하는 3기 신도시에도 이런 방식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제4의 강남이라고 불리며, 수서역세권 만큼 입지가 좋은 과천의 경우 대토보상률이 60％ 이상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한 가지 걸림돌은 대토보상리츠가 국내 초기 단계라 수익을 낸 사례가 극히 적다는 점이다. 리츠의 특성 상, 부동산 경기 악화 시에 토지 소유주들이 원하는 만큼의 수익이 확보되지 않을 수도 있다. 때문에 토지 소유주들 입장에서는 현금 혹은 토지를 놓고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석한기자 jobize@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20.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