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번째 부동산대책 발표 앞두고 확정되지 않은 발언 확대 재생산

태릉골프장, 육군사관학교 등

거론된 부지 인근 집값 '들썩'

"정부가 시장 안정화 저해" 지적

　

정부부처와 여당 내부에서도 교통정리가 되지 않은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들이 연일 쏟아져 나오면서 부동산 시장의 혼란을 키우고 있다.

문제는 확정되지 않은 확대방안이 해당 지역의 집값 상승을 야기시키는 등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정부 스스로가 시장 안정화를 저해하는 주범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홍남기 경제부총리 주재로 관계부처 장관들, 지방자치단체 등은 ‘주택공급확대 TF(태크스포스)’를 구성해 23번째 부동산 대책을 마련 중이다.

구체적으로 △서울시 내 유휴부지 활용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 조정 △도심 고밀도 개발 △공공 재건축 도입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확대방안은 아직 확정된 게 아무 것도 없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확대방안의 구체적인 내용과 발표시기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단지 TF 관계자 등의 발언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면서 기정 사실이 되어 부동산 시장을 자극시키고 있는 것이다.

유휴부지로 거론되고 있는 서울시 노원구 내 태능골프장과 육군사관학교가 대표적이다. 이 2곳에다 신규 택지를 조성하면 2만 가구 공급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확정되지 않은 소식에 노원구 부동산 시장이 들썩였다. KB부동산의 7월 통계에 따르면 노원구의 주택 매매 가격은 전달 대비 3.31％ 올랐다. 이는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에서도 가장 높은 것이다.

노원구는 이전에도 광운대 역세권 개발,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도봉면허시험장 의정부 이전 등 개발 호재가 있었다. 여기에다 이번 유휴부지 소식이 집값 상승에 기름을 부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최근 여당에서 제기되고 있는 ‘행정수도 완성론’은 세종시 집값 상승에 부채질을 했다. 그렇지 않아도 올 들어 상승세였던 세종시 부동산 시장은 호가가 수억원씩 뛰었다.

게다가 행정수도 이전은 확대방안을 다시 짜야 할 정도의 큰 이슈다. 이번주 발표할 계획이었던 확대방안도 다음주 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런 정리되지 않은 발언들이 모이면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시장의 신뢰는 깨지고, 이는 곧 매매로 이어져 추가적인 집값 상승을 야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정부의 공급 대책에 대한 불신이 시장에 팽배하다”며 “정부가 오락가락하면 시장은 계속 불안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석한기자 jobize@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20.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