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100대기업 시가총액 분석

2010년 162조→65조로 급감 

코로나 등 잇단 악재 ‘성장둔화’ 

반시장ㆍ반기업 정책도 ‘한 몫’

 

[e대한경제=김민주 기자] 대한민국 경제를 떠받쳐온 제조업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자동차와 조선 등 전통 산업재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10년새 100조원이 증발했다. 국내 100대 기업 2곳 중 1곳 이상은 올 하반기에도 매출 하락을 경험할 것이란 우울한 전망도 나온다. 국내 전체 상장사 10곳 중 4곳 이상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못할 처지로 내몰리는 등 우리 경제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반시장ㆍ반기업 정책으로 체력이 고갈된 상태에서 미ㆍ중 무역전쟁과 코로나19 먹구름까지 덮치면서 우리 기업들의 시름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15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시가총액 100대 기업을 업종별로 나눠 조사한 결과, 10년 전인 2010년과 비교해 조선ㆍ자동차 등 전통 산업재 기업들의 합산 시총은 2010년 말 161조9000억원에서 65조4000억원으로 100조원가량 급감했다.

이 기간 올해 시총 상위 100위권 내에 속한 산업재 기업 수는 34개에서 23개로 감소했다. 반면 건강관리(2개→12개), IT(8개→15개) 기업이 급격히 늘어났다.

이는 과거 고성장을 이어가던 제조기업들의 질적 성장이 크게 둔화한 탓으로 분석된다. 올해 들어서는 미ㆍ중 무역분쟁에다 코로나19 팬데믹, 글로벌 경기 둔화 등 연이은 악재에 실적 충격이 컸다.

실제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100대 기업 매출액 자료(금융업 제외)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100대 기업 총 매출액은 794조원으로 집계됐다. 100개 기업 중 98개 기업의 매출은 작년 상반기 대비 감소했다. 평균 감소 비율은 50.89%였다.

전문가들은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현실에서 미증유의 ‘복합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규제를 확 풀어 기업들이 신성장 사업으로 과감히 뛰어들게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사상 초유의 위기 상황을 반영한 규제 정책 변화가 절실하다는 조언이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조선·중공업 등 과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주도했던 산업의 비중이 줄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첨단 제조업과 서비스업 중심으로 경제구조가 재편되고 있다”면서 “산업 변화에 따른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

〈e대한경제-2020.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