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급전發 전력구조 개편 시동


한전, 내년부터 개별 발전소

배출권 초과 구매비용 보조 중단

‘年7000억 보전’ 석탄화력 직격탄  

 

     

 

[e대한경제=권해석 기자]  한국전력이 내년부터 개별 발전소의 배출권 거래비용을 정산해주지 않기로 했다.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친환경 에너지원을 먼저 발전하는 ‘환경급전’을 2022년부터 도입하기로 한 데 따른 결정이다. 이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석탄발전소들의 비용 부담이 급증하면서 발전량도 줄어들 전망이다. 전력시장 개편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최근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전력이 내년부터 개별 발전소의 배출권 거래비용을 정산해주지 않기로 합의했다. ▶관련기사 A3면

현재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는 사업장별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할당하고, 할당된 배출량보다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배출권을 구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사업장이 스스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그동안은 한전이 초과배출권 구입비용의 80%가량을 사후 정산해주면서 개별 발전소의 추가 비용 부담을 덜어줬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한전이 초과배출권 구매비용 지원을 중단한다. 이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석탄화력발전소의 비용 부담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의 경우 한전이 발전사에 지급한 배출권 구매비용은 7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석탄화력발전소에 정산해주는 비용이었다.

일단 내년까지는 현재의 발전 방식이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2022년부터는 실질적으로 배출권 비용정산 중단 방침이 영향을 미치는 게 불가피할 전망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한전이 내년부터는 배출권 구매비용을 사후정산하지 않기로 산업부와 합의했다”면서 “내년에 발전을 해 봐야 배출권 구매비용이 포함된 발전비용을 산출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중단 효과는 2022년부터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이 배출권 거래비용을 지원하지 않으면 석탄화력발전소의 발전단가가 올라가 발전소 가동 순위가 바뀔 가능성이 생긴다. 석탄화력 발전량이 줄고 그 자리를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이 차지할 공산이 크다. 전기요금이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권해석기자 haeseok@

 

<e대한경제-2020.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