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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건설, ‘박테리아’에 푹 빠졌다
작성자 한양경제연구원 작성일 2021-02-23 조회수 18

건자재 미생물 연구 박차




 콘크리트 균열 ‘자가 치료’

 호수ㆍ하천, 악취 제거ㆍ정화

 이산화탄소 포집 목적 활용

 건설ㆍ환경 분야서 이용 늘어

 연구소ㆍ기업, 2.5만종 보유한

 경기대 환경미생물은행 찾아

 매년 1000~1300종 분양해가

 

 

  
 
   
콘크리트가 박테리아와 만나 다양한 기능성을 갖춘 건설자재로 재탄생하고 있다. 사진은 호수ㆍ하천의 악취를 제거하고 수질을 개선하는 ‘미생물 키트 기반 다공성 콘크리트 블록’.(제공=양근혁 교수)  

 

 # 지난 16일 경기대 수원캠퍼스 리서치센터 내 환경미생물은행. 이곳에선 약 2만5000종의 박테리아(bacteria) 균주를 보관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정한 국내 연구소재은행 6곳 가운데 단연 최대 규모다. 박테리아는 △장기보관용 동결건조 앰플(10카피) △동결 보존액 글리세롤(4카피) △액체질소(1카피) 등 3가지 방식으로 보관된다. 동결건조 앰플만 20만개가 훌쩍 넘는다. 화재 등 재난에 대비해 똑같은 시설이 100m 떨어진 육영관에도 있다. 환경미생물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이상섭 은행장(바이오융합부 교수)은 “해마다 각종 연구소와 기업에서 1000∼1300종의 박테리아를 분양해간다”면서, “건설ㆍ환경 분야에서 찾는 경우가 과거보다 늘었다”고 말했다.

 건설재료 전문가들이 박테리아(미생물) 연구에 푹 빠졌다.

 가장 대중적인 건설재료인 콘크리트의 균열을 스스로 메우거나, 호수ㆍ하천의 악취 제거 및 수질 정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탄소(주로 이산화탄소) 포집 등에 특화된 박테리아를 찾기 위해서다.

 최근 건설신기술을 받은 홍익산업개발㈜(대표 정연용)의 ‘기능성 박테리아를 활용한 생태 유지관리형 단면 보수공법(제910호)’을 실현시킨 박테리아의 고향이 경기대 환경미생물은행이다. ‘KS1∼5’로 이름 붙여진 박테리아가 이 기술의 상용화를 도왔다.

 이 공법은 콘크리트 표면에 기능성 박테리아가 살 수 있는 보호 코팅재를 부착해 구조물의 생ㆍ화학적 부식을 효과적으로 막아준다. 반영구적인 하수관을 만드는 천연 코팅제인 셈이다. 최종 상용화를 위해 5개 현장에 투입된 박테리아가 현장별로 5∼6t씩 총 20t 규모다. 이상섭 교수는 “강알칼리성의 열악한 콘크리트 환경에서 박테리아가 활발하게 번식하려면 1㎥당 10억마리의 고농도 배양액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보다 난이도가 높은 기술로는 콘크리트의 균열을 박테리아가 직접 메워주는 ‘자기치유’ 기술이다. 박테리아가 호흡할 때 나오는 탄산칼슘이 콘크리트 균열 부위를 메워 균열 진행과 내부 철근의 부식을 막는다. 양근혁 경기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치아 틈새에 치석이 끼는 원리와 비슷하다”면서, “구조물의 기능성을 유지해준다는 점에서 보강이 아닌 보수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양 교수는 박테리아를 활용한 다양한 콘크리트 재료를 연구하고 있다. 국가 연구개발(R&D) 과제인 자기치유 친환경 콘크리트 연구센터(센터장 이광명 성균관대 교수)에도 참여 중이다.

 

  
 
   
경기대 환경미생물은행에는 약 2만5000종의 박테리아 균주가 보관돼 있다. 건설재료 및 바이오 전문가들은 자기치유 콘크리트 등 혁신적인 건설재료를 만들기 위한 맞춤형 박테리아를 찾기 위해 연구 중이다. 환경미생물은행장인 이상섭 바이오융합부 교수(사진 왼쪽)와 양근혁 건축공학과 교수가 동결건조 앰플 형태로 보관중인 균주를 설명하고 있다.  



 친환경 콘크리트를 활용한 탄소 포집기술도 최근 각광받고 있다. 물과 이산화탄소를 먹고사는 박테리아를 콘크리트에 덧씌워서 탄소를 제거하는 개념이다. 콘크리트가 자연상태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양은 60년간 약 40∼50㎏(면적 5㎡ 기준)로 미미하다. 박테리아는 그 흡수 속도를 대폭 끌어올려 준다. 현재 박테리아 선별ㆍ검증을 마쳤고, 실증 작업이 남아있다.

 콘크리트 탄소 포집기술은 미생물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연구되고 있다. 미국 퍼듀대 연구진은 시멘트 가루에 일정 비율의 이산화티타늄을 혼합해 이산화탄소를 기존보다 2배 빨리 흡수할 수 있는 콘크리트 제조법을 개발했다고 최근 국제 학술지(건설과 건물 재료)에 발표했다. 양 교수는 “퍼듀대팀이 탄소와 반응할 수 있는 콘크리트의 표면적을 키우는 전략인 반면, 우리는 박테리아의 생장ㆍ번식활동으로 탄소를 제거한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했다.

 박테리아를 활용한 콘크리트 재료기술은 경제성 해결이 숙제다. 이 교수는 “박테리아가 제 역할을 하려면 생존보다 번식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고농축 배양액을 써야 하기 때문에 경제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양 교수는 “혁신적인 재료기술의 개발과 상용화를 위해선 신기술 평가 때 가격만이 아니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따져야 한다”면서, “기능이 좋아지면 비쌀 수밖에 없다. 그래야 기업이 투자한다”고 강조했다.

 

김태형기자 kth@

〈ⓒ e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202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