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에너지정책 및 인프라 관리대책에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계획의 시행기간(2019∼2040년)을 감안하면 작년 말, 늦어도 올해 초에 확정했어야 할 ‘제3차에너지기본계획’이 2분기까지 연기되는 것은 물론, 지난 1월 발표하기로 한 열수송관종합대책 역시 3개월 이상 지연되고 있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산업부가 올해 초에 확정하기로 한 3차 계획이 수달째 늦어졌다. 산업부는 지난 19일에야 대한 국민의견 수렴을 위해 공청회를 열고 초안을 공개했다.

에너지기본계획은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에 따라 5년 단위로 수립하는 에너지 분야의 최상위 법정계획이다. 올해부터 2040년까지의 에너지정책 밑그림 역할을 한다. 특히 계획이 확정돼야 전력수급계획을 포함한 각종 에너지원별 계획 마련도 가능하다.

이에 지난해 마련돼 올해부터 세부계획을 세워야 했으나 아직까지 미뤄진 탓에 하반기나 돼야 계획이 반영 될 전망이다.

3차 계획 확정이 지연된 데는 작년부터 속도를 내고 있는 정부 에너지 전환정책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3월 출범한 제3차 계획 워킹그룹은 약 8개월간 논의를 거쳐 11월 권고안을 발표했다. 권고안에는 2040년 재생에너지 비중을 전체의 25~40%로 정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산업부가 지난달 18일 당정협의를 열어 2040년 재생에너지 비중을 30~35%로 높이겠다는 제3차 에기본 정부안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했다.

이같은 논란에도 정부는 지난 19일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30~35%까지 늘리겠다고 공식화하면서, 이를 둘러싼 갈등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4일 고양시 백석역 인근에서 발생한 열수송관 누수 사고 이후 산업부와 지역난방공사가 올해 1월까지 마련하기로한 종합안전 관리대책 역시 감감 무소식이다.

지역난방공사는 지난 1월 전국의 열 수송관의 정밀진단을 마치고 외부전문가로 위원회를 구성해 보수·교체 대상 선정기준을 마련하고, 해당 대책을 2월께 산업부에 전달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대책은 발표되지 않고 있다. 산업부는 지역난방공사가 마련한 초안을 아직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에너지 분야의 한 전문가는 “문재인 정부가 에너지전환을 급속도로 추진해 오면서 이를 둘러싼 갈등, 이해관계 등을 따지면서 혼란을 겪고 있는 듯하다”면서 “열 수송관 대책은 지연될만한 쟁점이 없는데도 현재까지 미루고 있는 것은 쉽게 이해가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부미기자 boomi@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19.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