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갈등에 파행 장기화 잠자는 건설법안만 130건

 

패스트트랙 사태로 촉발된 국회 파행이 3개월째 접어들면서 국가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 높은 실업률을 잡고 마이너스 성장률을 플러스로 돌리려면 관련제도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법안처리가 요원한 실정이다. 당장 급한 추경도 49일째 잠자고 있다. 여야는 국회 파행의 책임을 서로 전가하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저기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11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상공인기본법과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등 민생법안의 처리를 강력히 요구했다. 최승재 연합회 회장은 “민생법안을 외면하는 주요 정치인들에 대한 낙선운동을 벌여야 하는지 고민이 든다”고 토로했다. 국민이 맡긴 일을 하지 않고 정쟁만 일삼는 의원들을 향해 일침을 가한 것이다.

법안처리가 꽉 막힌 것은 건설산업도 마찬가지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건설관련 주요 법안은 총 130개 정도다. 소관위원회별로는 △기획재정위 36건 △행정안전위 16건 △환경노동위 6건 △국토교통위 45건 △정무위 27건 등이다. 이 가운데는 제20대 국회 개원 첫해인 2016년에 발의된 법안도 32건이나 된다.

법안 대부분은 국가계약법과 지방계약법, 건설산업기본법, 하도급법, 주택법, 국가재정법 등 건설산업 발전을 위한 것이다.

업계는 이번 달을 법안처리를 위한 국회 정상화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내년이면 총선 국면으로 접어들기 때문에 연말까지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한다면 적어도 이번 달에는 국회가 정상적으로 열려야 한다는 논리다.

상임위 법안소위에조차 회부되지 않은 법안들은 처리가 더욱 시급하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3월 국회 이후 실질적으로 논의된 법안이 없다”며 “현재 의원들은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국내외 여러 변수로 인해 사업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데, 제도가 받쳐주지 못한다면 건설산업의 발전을 어떻게 담보하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이러다 20대 국회는 ‘빈손’으로 끝나고 말 것”이라고 우려한 뒤 “20대 국회가 국민들로부터 지탄받지 않으려면 여야가 절충점을 찾아 6월 임시국회는 반드시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20대 국회의 의안처리율은 29.22%에 불과하다. 이는 제16대(65.98%)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제17대(52.15%), 제18대(45.41%), 제19대(42.82%) 등과 비교해도 턱없이 부족하다.

 

정회훈기자 hoony@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19.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