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ㆍ민간 분양 모두 정부 눈치보기 속 ‘사업성 악화’ 불가피

이달 예정단지 대부분 추후로… 금융부담 상승, 무산 우려도



정부의 전방위적인 아파트 분양가 ‘통제’가 주택 시장을 쓰나미처럼 덮쳤다. 정부가 바라는 분양가와 사업성 확보를 위한 분양가 사이에서 고민에 빠진 공기업 및 건설업체들이 모조리 분양을 연기하고 나섰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공공분양, 민간분양 막론하고 분양가를 확정하지 못하면서 이달부터 예정됐던 분양이 밀리는 모양새다.

공공분양의 경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 중인 공공분양 아파트의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우려에 동의한다. 지금 분양가가 적정한지 다시 한 번 점검하겠다”고 밝힌 게 발단이 됐다.

부처 수장의 언급에 국토부에서 재검검에 들어갔고, 그달 예정했던 ‘과천제이드자이’와 ‘자연앤푸르지오’의 분양이 이달 이후로 일제히 미뤄졌다. 과천제이드자이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GS건설이, 자연앤푸르지오는 경기도시공사와 대우건설이 각각 공동 시행사로 나서 공급한다.

LH와 경기도시공사는 이달 현재까지 분양가심의위원회 개최 일정도 잡지 못한 채, 적정 분양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LH 관계자는 “공공분양 중 최고 분양가가 될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 때문에 최대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어 시간이 걸린다”고 밝혔다.

경기도시공사 관계자는 “분양가심의위원최 개최 일정 등을 이번주 결정하고 다음주부터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모델하우스 구축 등 빡빡한 일정을 감안하면 분양이 내달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분양은 최근 HUG(주택도시보증공사)가 종전보다 강화된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 기준’을 발표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대표적으로 신영과 GS건설, NH투자증권 컨소시엄은 서울 여의도에서 14년만에 선보이는 주상복합 아파트 ‘브라이튼 여의도’의 분양을 무기한 연기했다. HUG의 분양가 통제를 벗어나기 위해 후분양을 강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업계는 정부의 분양가 통제가 사업성 악화를 낳고, 이는 결국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조건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고 있다. 한 주택업체 임원은 “금융 부담이 커지면 중견 건설사ㆍ시행사의 주택 사업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석한기자 jobize@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19.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