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필두로 GSㆍ한화 등 분주

리스크관리 강화ㆍ유동성 확보

수주목표·신규사업 ‘속도조절’

‘컨틴전시 플랜’ 세워 충격 방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불러온 경제 쇼크로 건설사들이 속속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비상경영체제는 리스크 관리 강화와 현금 확보, 더 나아가 사업계획 개편 등을 통해 코로나19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컨틴전시 플랜’(위기 대응계획)이다.

특히, 해외 이동 불가 등으로 사실상 중단 위기에 놓인 해외사업에 대해서는 관리 집중도를 높이고 ‘선별 수주’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불러올 후폭풍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 우려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대형건설사들이 하나둘 비상경영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 27일 가장 먼저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공식화했다. 이는 그룹을 총괄 관리하는 롯데지주의 비상경영체제 선언에 발을 맞춘 움직임으로, 리스크 관리 강화와 현금 유동성 확보 등이 골자다.

롯데건설은 앞으로 현재 운영하고 있는 현장들을 대상으로 해 상시 모니터링을 본격 가동한다. 또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 적절성을 꼼꼼하게 따져 리스크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예산 관리도 강화해 향후 발생 가능한 각종 위기를 미리 대비할 계획”이리고 말했다.

GS건설과 한화건설 등도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GS건설은 최근 부문별로 비상경영대책 회의를 열고, 올해 사업계획을 재점검했다. 이 회의에는 부문별 경영진과 주요 실무진이 참석했다. 사업계획 재점검과 함께 현 시점에서 줄일 수 있는 비용 규모를 논의했다. 이를 바탕으로 원가절감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인프라부문과 플랜트부문은 해외시장 동향을 꼼꼼하게 살펴봤다는 후문이다. 주요 전략지인 중동ㆍ동남아시아 등지에서 발주 예정인 사업들을 다시 한번 체크하고, 수주 전략을 재수립하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로 올해 해외사업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내부 공감대”라며 “무리한 해외영업을 자제하고,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수익 확보가 가능한 사업들을 선별 수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건설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다양한 시나리오를 예상해보고, 이 시나리오들에 대한 대응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또한 사업계획 재검검을 통한 리스크 관리 강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 강화와 더불어 경제상황 악화에 대비한 현금 확보가 중요 컨틴전시 플랜”이라고 설명했다.

대림산업과 대우건설 등도 사실상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한 모습이다. 현재 코로나19 사태를 모니터링하며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지만, 상황이 현재보다 더 나빠지면 이 논의를 본격화해 구체적인 대응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특히 ‘캐시카우(Cash Cow)’로 자리잡은 국내 주택시장 동향을 눈여겨보고 있다.

현대건설 등은 국내 주택시장과 함께 해외시장 움직임도 주시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신사업 추진 속도도 고민하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건설업계의 대표 신사업은 모듈러건축(GS건설)과 항공업(HDC현대산업개발)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경제 악화로 건설사들이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에도 상당한 어려움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남영기자 hinews@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20.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