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소득지원 등 확장적 재정 위해 대통령 직접 주문

기재부, 질적 구조조정 철회…SOC 16조원 선도 위태 우려

대통령이 나서서 강력한 재정지출 구조조정을 주문하면서 내년도 SOC 예산이 또 ‘유탄’을 맞을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예산 당국은 이미 그간 공언했던 ‘질적 구조조정’을 철회하고 SOC를 포함한 주요 지출분야별로 예산 삭감대상을 물색하고 나섰다.

6일 기획재정부는 각 부처의 내년도 예산요구서 접수에 이어 지난달 31일 국가재정전략회의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내년도 예산안 수립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큰 틀에서 내년에도 확장적 재정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내년 재정 총지출은 앞서 공표한 증가율(연평균 5.8%)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편성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내년 예산안은 당초 계획했던 453조원을 넘어 최대 47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기재부는 이와 별개로 대규모 지출 구조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예산안 수립 후 앞으로는 ‘양적’이 아닌 ‘질적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지만 1년 만에 말을 바꿨다.

이는 대통령이 직접 ‘소득주도성장’을 위해 강력한 지출구조조정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이에 기재부는 부처와의 예산 협의와 병행해 감축대상 선별에 들어갔다. 여기에는 상당수의 SOC 사업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 관계자는 “대통령이 직접 지출구조조정을 주문한 마당에 적어도 지난해 수준은 (삭감)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특히 양적인 측면에서 SOC는 당연히 포함된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지난해 기재부는 SOC 분야에서만 전체 구조조정(11조원) 액수의 40%에 달하는 4조4000억원을 삭감해 17조7000억원(정부안)을 편성했다. 국가재정운용계획(2017∼2021)상 내년도 SOC 예산은 이보다 4% 줄어든 17조원으로 설계돼 있다.

이런 가운데 또다시 정부가 ‘마른 수건 짜기’에 나선다면, 내년 SOC 예산은 16조원선도 위태로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봉승권기자 skbong@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18.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