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지역 밀착형 생활 SOC(사회기반시설) 사업이 전국적으로 총 658건, 사업비가 69조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서울을 제외한 전국의 지역밀착형 생활인프라 핵심 프로젝트를 선정한 결과 이 같이 집계됐다고 16일 밝혔다.

문 대통령이 최근 ‘생활 SOC’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주문한 이후 민간 차원에서 해당 사업의 구체적인 목록과 규모를 산출한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토목 SOC’를 뺀 도서관, 체육시설, 보육시설, 문화시설 등을 지역 밀착형 생활 SOC라고 규정했지만, 이런 소규모 시설만으로는 삶의 질 향상과 지역 균형발전, 일자리 창출이라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건산연은 올해 국내 최초로 진행한 전국 단위의 인프라 수요조사 결과를 재분석했다. 당시 조사를 통해 모두 1244개, 총사업비 442조원 규모의 지역 핵심인프라 사업을 발굴했다.

이 가운데 대규모 프로젝트를 제외하고 상습 지ㆍ정체 도로와 노후화된 상하수도, 산업단지 진입 도로, 보행ㆍ자전거 도로, 노후 교량에 대한 보수 및 신설 등 실생활과 밀접한 SOC 프로젝트만 따로 뽑았다. 단일 사업으로는 서대구 역세권 개발(1조5000억원)이 최대 규모일만큼 100억∼5000억원대 구간의 중소규모 사업들이 대부분이다.

시설별로 보면 상하수도, 도시재생, 환경시설 등이 포함된 환경 분야가 167건, 20조341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생활권도로, 철도역사ㆍ터미널, 주차장 등 교통분야는 119건(16조9732억원), 재해위험지구, 수리ㆍ방재시설, 내진보강, 침수저감 등 안전분야가 111건(16조1771억원)으로 ‘톱 3’를 차지했다. 이밖에도 문화ㆍ체육(85건, 2조9032억원), 주거ㆍ생활(73건, 3조2693억원), 관광(48건, 4조6099억원), 교육ㆍ복지(41건, 3조5040억원), 산업단지(14건, 1조2824억원) 순이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사업 건수로는 전북(86건, 7조9234억원)이, 사업비로는 경북(11조5604억원, 39건)이 최다였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생활 SOC의 개념과 사업범위를 좀 더 넓혀야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정책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산연은 이르면 이달말 지역밀착형 생활 SOC 핵심프로젝트에 관한 세부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상호 건산연 원장은 “유럽에선 의료시설과 서민주택은 물론이고 법원ㆍ교도소와 같은 교정시설과 생활권 도로 같은 교통시설을 모두 합쳐 ‘사회 인프라’로 분류한다”면서 “이번에 선정한 지역 핵심 프로젝트와 함께 지역 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광의의 생활 SOC 사업을 내년 예산에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형기자 kth@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18.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