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 토목공사 현장 직영 이어

현대도 TBM 구간 적용 추진

“외주 탈피, 자체 기술력 확보”

 

 

대형 종합건설회사의 직접 시공(직영)이 확산하고 있다.

GS건설의 국내 토목공사 직영에 이어 이번에는 건설업계 맏형 격인 현대건설이 TBM(터널굴착기계) 구간의 직영을 준비 중이다. 전통적인 ‘계획ㆍ관리’의 영역을 넘어 ‘시공’을 통해 기술력을 쌓고, 각종 하도급 문제와 품질 관리 리스크를 해결하려는 시도라는 평가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인천지하철 1호선 검단연장선 1공구 3.3㎞ 가운데 실드TBM으로 굴착하는 경인 아라뱃길 하저 터널구간(1.06㎞)의 직영을 추진하고 있다.

실드TBM은 커터헤드로 암반을 압쇄ㆍ절삭하면서 세그먼트(방호재)로 터널 내벽을 완성하는 자동화 굴착기계다. 현대건설은 최근 실드TBM 장비 파트너사로 중국철도기술장비그룹(CREG)을 선정했다. 이어 TBM 장비로 실제 터널 굴착작업을 수행하는 운영업체를 선정해야 하는데, 이를 전문건설회사에 맡기는 대신 직영을 선택한 것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기계화 터널시공이 자꾸 늘어나는데, 외주로 운영하다 보니 자체 기술력이 쌓이지 않는다”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 사업 수행을 위해 TBM매니저를 집중 육성해 직영체제로 전환키로 했다”고 소개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국내 TBM 현장의 고전을 반면교사 삼아 품질 확보와 하도급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직영을 택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TBM 공사 현장에 대한 직영은 해외에서 SK건설이 먼저 시도했다. SK건설은 터키 이스탄불의 유라시아 해저터널(총연장 5.4㎞)을 시공하면서 세계 1위 TBM 제조사인 독일 헤렌크네히트의 전문가를 채용해 사실상 직영 체제로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마쳤다. 높은 수압과 무른 해저지반이라는 악조건을 딛고 실드TBM 장비로 최고 수심 110ｍ 해저에 복층 해저터널을 완성했다. SK건설은 이 실적을 발판삼아 총 1조5000억원 규모의 영국 런던 템스강 지하터널(1.4㎞) 공사를 따냈다.

국내 건설현장의 직영 실험은 GS건설이 원조다. 7∼8년 전부터 일부 토목건설 현장에 직영제를 도입한 GS건설은 지난해 말부터 서부간선도로 지하화(2공구) 등 국내 공공토목공사 20여개 현장을 직영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국내 대형건설사 대부분이 벤치마킹을 위해 우리 직영현장을 다녀갔다”면서 “직영 도입이 결코 쉽지 않지만 공사품질 확보와 복합적인 리스크 제거를 위해선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김태형기자 kth@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20.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