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기울어진 아파트 분양 정책

정부지자체, 특화설계 적극 도입

LH, 3기 신도시에 적용 ‘관심끌기’

민간엔 위화감집값 이유로 제한

차별 논란 속 “성냥갑 회귀” 지적 

　

LH 등 공공기관을 통해 공급되는 ‘공공분양’ 아파트와 정비사업을 통해 분양되는 ‘민간분양’ 아파트의 특화설계를 놓고 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공공분양 아파트의 경우 품질 향상을 위해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가 특화설계 도입에 적극적인 반면, 민간분양 아파트는 위화감 조성 등을 이유로 특화설계 적용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화성동탄2지구에서 4필지, 파주운정3지구에서 2필지를 특별설계 방식으로 공급하기로 하고 최근 민간 사업자 공모를 냈다.

6필지는 모두 공공분양 아파트로 건설되며, 2020년 후 미래 주택 트렌드를 선호하기 위한 특화설계를 집대성했다. 스마트홈 기술, 제로에너지 공법,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한 올인원 공간, 다양한 평면설계 등을 포함했다.

국토교통부와 LH는 이 같은 특화설계를 내년부터 본격 조성하는 3기 신도시 내 공공분양 아파트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공공분양 아파트의 품질을 올려놔야 수요자들의 관심도 환기시키실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반면 재개발ㆍ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민간분양 아파트의 특화설계는 과거로 가고 있다.

먼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지난달부터 본격 시행되면서 조합들 입장에서는 특화설계를 도입할 가능성이 적어졌다. 우여곡절 끝에 특화설계를 도입한다손 치더라도, 서울시 등 지자체의 건축심의 통과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실제로 서울시 잠실동 미성ㆍ크로바 재건축 조합의 경우 스카이브리지, 커튼월룩, 미디어파사드 등 특화설계가 서울시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조합 입장에서는 아파트 가치 상승을 내세웠지만, 서울시는 이를 위화감 조성으로 받아들인 탓이다.

게다가 문재인 정부는 최근 지속된 서울시 내 집값 상승의 발원지로 정비사업을 지목하고 각종 규제의 칼날을 드리밀고 있다. 지자체가 정비사업의 특화설계 도입에 미온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부동산 업계 및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이중잣대에 회의적인 반응이다.

대형건설사 주택사업 담당 임원은 “공공분양은 미래주택을, 민간분양은 과거주택을 지향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민간분양의 특화설계 규제는 성냥갑 아파트로 회귀하게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석한ㆍ백경민 기자 jobize@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20.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