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물갈이 인사’ 예고 속

실적따라 위기ㆍ기대감 교차

토목ㆍ해외플랜트 임원 ‘뒤숭숭’

주택사업본부 대거 승진 기대

 

 

건설업계에 정기 임원인사 바람이 일면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사업성과 부진에 대한 책임, 포트폴리오 재구성의 필요성 등을 이유로 대형건설사마다 대규모 물갈이를 예고한 상황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실적이 부진했던 토목과 플랜트 분야 임원들은 뒤숭숭한 분위기에 좌불안석이다. 한편으로 최근 몇 년간 회사 성장에 적잖이 기여한 주택사업부 임원들은 큰폭의 승진 인사를 기대하고 있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임원인사 공식 발표를 앞둔 현대건설은 건축사업본부장을 교체할 예정이다. 최근 사표를 낸 김정철 부사장 후임으로 김용식 건축사업부장(전무)을 본부장으로 내정했다. 다만 김용식 전무의 부사장 승진 여부는 내년으로 결정을 미룰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현대건설은 토목사업본부장도 권오혁 전무에서 박찬수 전무로 교체했다. 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이 단기간에 고위급 임원을 두 명이나 교체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하며,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현대건설의 한 관계자는 “건축과 토목 분야에서 일감 확보가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결과”라며 “내년에는 지휘봉과 함께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경영진의 복안”이라고 풀이했다. 본부장이 교체된 건축과 토목 사업본부 내 임원들도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르면 이달 말 임원인사 결과를 공개할 대우건설의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부진한 수주실적과 M&A(인수합병) 실패 등으로 작년 인사에서 임원 45명을, 지난 3월 인사에서도 본부장급 6명을 내보냈는데 그 여파가 이번에도 미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어서다.

 때문에 이번 인사의 최대 관심사는 퇴출 임원의 수다. 대우건설 내부에서는 퇴출 임원은 최소화하는 대신 승진 인사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장담하기 어렵다.

 아울러 조직개편 방향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8월 없어진 해외사업본부가 부활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늦어도 다음달 초쯤 임원인사를 단행할 GS건설에서도 해외플랜트 사업을 중심으로 한 인력 구조조정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3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해외플랜트 사업은 비교적 부진했다. 올 들어 적자의 늪에서 벗어났지만, 다른 사업부문과 비교해 수익 기여도가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강도 높은 임원인사를 시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불거지고 있다. 대형사업 수주 실패라는 오점을 남긴 도시정비 분야 임원들도 불안감은 마찬가지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건설사마다 임원인사 후에 있을 직원인사도 큰 관심사”라며 “특히 몇몇 건설사에서 1000여명에 육박하는 구조조정을 진행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해당 건설사 직원들도 좌불안석”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형사 주택사업부 임원들은 대규모 승진을 기대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말 임원인사를 실시한 대림산업은 22명의 승진임원 가운데 9명을 주택사업부에서 선발했다.

 사상 최대 실적에 큰 공을 세운 GS건설도 비슷하다. GS건설 내부에서는 주택 분야 임원들의 진급 비중이 비교적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총괄적으로 사업을 이끈 임병용 사장의 부회장 승진도 점쳐지고 있다.

 이 밖에 HDC현대산업개발도 주택 분야에서 임원 승진이 예상된다는 전언이다.

 

최남영기자 hinews@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18.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