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지표ㆍ경제정책 ‘낙제점’..건설‘패싱’ 역풍인가

역성장 쇼크에 일자리 부진 겹치자 다시 건설에 SOS

생활SOC로 삶의 질 높이고 균형발전 인프라로 경제 살리기 총력

안전ㆍ노후시설 등 지속적인 SOC투자ㆍ민자 활성화 동반해야

 

오는 9일이면 출범한 지 꼭 2년째를 맞는 문재인 정부가 낙제점 수준의 경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경제성장률과 투자, 수출 등 거의 모든 지표가 꺾였고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경제 분야만큼은 부정적 평가 일색이다.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은 시작부터 ‘엇박자’ 논란에 시달렸다. 든든한 국민적 지지를 바탕으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의 정책을 밀어붙였지만, 부작용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최상위 정책기조인 ‘소득주도 성장’ 폐지 논란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대북, 외교, 복지정책 등에 대한 긍정평가도 일자리 참사와 양극화, 투자 부진, 성장률 하락 등 암울한 현실을 덮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특히, 올 1분기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마이너스 성장률(-0.3%)은 ‘충격’ 그 자체였다. 한국은행을 포함해 국내외 분석기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이제 잠재성장률을 크게 밑도는 2.5% 이하로 주저앉았다.

불과 2년 만에 우리 경제가 이렇게 가파른 내리막길을 탄 이유는 건설을 빼고 설명이 불가능하다. 앞서 2016∼2017년 건설투자의 성장률 기여도는 50% 선을 넘나들었다. 고용시장에서도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

그러나 문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건설을 외면했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조차 대대적인 인프라 투자에 나섰지만, 우리 정부는 역주행했다.

건설을 ‘토건족’으로 몰아 SOC 예산을 거듭 삭감했고 공공성을 앞세워 민간투자도 틀어막았다. 고집스러운 탈원전 정책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집값 폭등에 따른 부동산 규제는 차치하더라도, 숱한 일자리 대책과 추경(추가경정예산) 등 부양 대책에서 건설은 철저히 배제됐다.

가장 확실한 성장엔진을 ‘패싱’한 결과는 참담했다. 건설투자의 성장률 기여도는 급락을 거듭하며 0% 선에 머물렀고 투자 부진은 역성장으로 이어졌다. 막대한 재정을 쏟아부었지만, 일자리는 갈수록 줄어들기만 했다.

다급해진 정부는 결국 지난해 하반기부터 건설정책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건설에 ‘SOS’를 친 셈이다. 도시재생, 어촌 뉴딜 등과 연계한 생활밀착형 SOC 투자를 대폭 늘렸고 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모두 합해 24조원이 넘는 대규모 인프라 23건에 대해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를 면제했다.

수년간 지지부진했던 GBC(글로벌 비즈니스센터)와 반도체 특화단지 등 수조원대 민간(기업) 개발사업도 속전속결로 추진하고 예타 전면 개편과 민자 활성화, 대규모 공공 SOC 조기 착공 방안도 내놨다. 3번째 편성한 올 추경(안)에는 처음으로 7000억원 규모의 SOC 예산을 담았다. 늦은 감이 있지만, 이 같은 기조 변화가 풀 죽은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하지만, 지난 2년보다 남은 3년이 훨씬 더 중요하다. 투자와 혁신의 지속성이 담보돼야 한다. 생활SOC와 균형발전 인프라는 물론, 지진이나 화재 등 재난ㆍ재해와 사고 예방을 위한 지속적인 노후 SOC와 안전투자가 절실하다. 감축으로 일관했던 SOC 투자 기조부터 전면 수정하고 적정 공사비를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보다 민간과 기업이 먼저 투자하고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과감한 정책 지원과 규제 완화가 절실하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봉승권기자 skbong@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19.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