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nter> -채점 바뀌어 탈락...'당혹'- </center>

▣계룡건설 소송 방침
행정도시 아파트 부지 건축설계공모에서 심사위원의 채점결과가 뒤바뀌는 어이없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탈락한 건설사가 소송을 제기하기로 해 이번 공모전은 법적 분쟁으로 비화될 전망이다.
특히 투명성 강화를 위해 심사위원별 점수를 공개한 첫 사례에서 이 같은 오류가 발견됨에 따라 건설업계가 느끼는 충격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계룡건설산업은 1일 '행정중심복합도시 공동주택지 건축설계공모'결과에 대해 대전지방법원에 토지계약체결 금지 가처분 소송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계룡건설은 이번 설계공모에서 '1-5 생활권 P12' 부지에 참여, 90.71점 (평균 점수)을 획득해 91.57점을 받은 쌍용건설에 0.86점 차이로 탈락했다.
그러나 7명의 심사위원 중 한 명이 심사 다음날 공개된 채점표를 보고 계룡건설과 또 다른 참여사인 아크로사의 점수를 바꿔기입한 것을 발견, 토지공사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 심사위원은 계룡에 최고 점수, 아크로에 최하 점수로 평가했으나 채점표에는 이를 바꿔 기입했다는 것이다.
아크로의 경우 이 심사위원을 제외한 6명 모두에게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지만 이 심사위원에게만 최고 점수를 받았다.
점수가 바뀌지 않았다면 계룡건설은 1.26점 차이로 쌍용건설을 제치고 P-12부지를 공급받을 수 있었다.
토지공사는 이의제기에 대해 현재 내부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나 심사위원이 자필서명까지 한 마당에 이를 뒤집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계룡건설은 이번 설계공모에 설계비 10억원 이상을 투입한 데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회사 이미지 실추 등 손해가 막심해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대형건설사들이 대거 참여해 건축설계실력을 겨루는 자리에서 탈락, 회사 이미지에 직격탄을 맞았다는 것이다.

▣설계심사 점수 첫 공개서 오류, 업계 "그동안 결과 믿을 수 있나"
계룡건설의 한 관계자는 "41개 참여업체 가운데 3번째로 높은 점수를 받고도 탈락했다"며 "최선의 건축기본계획안을 얻는다는 공모 취지에 비춰볼 때 이번 결과가 바로잡힐 수도 있다는 법률 자문에 따라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해 당사자 가운데 하나인 쌍용건설의 한 관계자는 "아직 이 같은 사실을 전해듣지 못했기 때문에 별다른 의견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의를 제기한 심사위원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행정직원의 크로스 체킹이나 피드백 과정 등 추가 확인 절차가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하루에 4개 작품(업체별 18개 작품)을 몰아서 심사하는 바쁜 일정 속에서 실수를 깨닫지 못했다"고 말했다.
발주처별로 다르지만 턴키나 BTL 심사과정에서는 재확인절차가 있고 하루에 너무 많은 작품을 심사한 것이 실수를 유발한 원인이라는 것이다.
전체 평가표에 대한 재확인이나 참여 건설사들이 확인절차 등을 거쳤다면 이 같은 사태를 방지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시행기관이 좀더 신중해야 했다는 지적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의 턴키입찰에서 실시 된 설계심의에서도 이 같은 사례가 없었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며 "심사위원별 심사결과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오류가 있었다 해도 모르고 지나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투명성 강화를 위해 설계점수를 공개한 것은 잘한 일" 이라며 "이번 사태는 제도 개설 절차에서 겪는 한차례 홍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행히 내년부터 턴키입찰심의에 대한 평가위원별 점수와 사유가 공개되고 최고점과 최저점을 배제하고 평가하는 방법이 시행 될 예정이어서 이 같은 오류를 방지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점수 평가 공개에 앞서 확인절차를 강화하고 명문화하는 등 이 같은 사태가 반복되지 않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건설업계는 이번 공모와 관련해 막대한 설계비 투입에도 탈락업체에 대한 설계비 보상이 전혀 없다는 점은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충청권 건설사를 중심으로 지역업체 참여 시 가점을 줬지만 시공참여비율은 명시하지 않아 실제로는 지역업체에게 돌아갈 혜택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여론도 높은 상황이다.

<div align=right> -일간건설신문(07.11.02)-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