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nter> -건교부 사후관리 시스템 내년 가동, 사망사고 땐 직접 원인 조사- </center>

처분기관별로 들쭉날쭉한 건설업체 제재수위를 둘러싼 형평성 논란이 내년부터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자치단체,발주청 등 기관별 처분의 세부 내역에 대한 정부의 전면적인 지도ㆍ점검 및 사후관리 시스템이 내년부터 가동되기 때문이다.
건설업체로서는 억울한 과다 처분 피해는 벗어날 수 있는 반면 처분기관에 대한 불법 로비를 통한 제재수위 약화 시도는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건설교통부는 최근 부실시공, 뇌물수수혐의 건설사에 대한 잇따른 처분의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해 이 같은 방안을 내년부터 시행한다고 5일 밝혔다.

▣행정처분 전면 조사
내년부터 지자체, 발주기관별로 내려진 영업정지, 과징금, 등록 말소 등 건설업체 처분내용에 대한 정부의 전면조사가 시행된다.
이는 지난 5월 개정, 공포(내년 1월 1일 시행)된 건설산업기본법 제86조 3항의 건설행정 지도ㆍ감독 신설조항에 따른 것이며, 건교부는 내년 초 이를 위한 세부 지도ㆍ점검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신설 조항은 '건교부 장관은 건설업 등록 등 관련 사무의 집행, 건설공사 감독의 실태 등 건설행정의 건실한 운영을 지도ㆍ점검하기 위해 건교부령이 저하는 바에 따라 지도ㆍ점검계획을 수립ㆍ시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현재 건설업체 처분은 지자체,발주기관이 내리고 있지만 이들 기관은 건교부의 고유 권한을 위임받아 행사하고 있는 것일 뿐 실제 처분주체는 건교부"라며 "위임된 업무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면 정부가 감시감독권을 행사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동안 법령상 지도감독 규정이 미흡해 실효성 있는 행정처분 감독이 이뤄지지 못했지만 개정 건산법 조항이 발효되면 이 같은 문제점이 해소된다는 게 건교부의 설명이다.

▣처분 적정 여부도 심사
건교부는 기관별로 내려진 처분실태뿐 아니라 그 적정 여부에 대해서도 재심사한 후 필요할 때 시정까지 요구할 방침이다.
다만 재심사는 처분에 이은 사후적 관리 수단으로 이용되는 탓에 과다ㆍ과소처분 예방효과만 발휘할 뿐 이미 내려진 처분을 되돌리는 효력은 없다.
이 방안은 최근 동양건설산업에 대한 영업정지 7개월 처분처럼 처분기관이 법령상 규정을 임의로 해석해 과다ㆍ과소처분하는 사례를 막기 위한 것이다.
동시에 처분기관 불법 로비를 통해 건산법상 영업정지 처분을 받아야 할 뇌물수수, 부실시공 등의 사례에 대해 처분을 면제받거나 과징금만으로 피해가는 행태까지 근절하겠다는 의지도 작용했다는 게 건교부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지자체, 발주기관별로 건설업체 처분권이 과다ㆍ과소 행사된 부분을 철저히 점검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사후관리할 계획"이라며 "법령에 어긋나는 제재에 대해서는 일단 해당 기관과 협의해 조정하되 필요하면 추가적 강제수단은 물론 처분 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근본대책까지 강구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부실공사 원인조사 내실화
영업정지 등의 처분대상을 선별하기 위한 사고 원인조사도 내실화된다.
건교부는 내년 5월27일 이후 발생하는 사고부터 적용되는 사고조사위원회에 기대를 걸고 있다.
내년 개정 건설기술관리법 시행에 따라 운영될 위원회는 중대 재해 발생현장의 사고원인을 정밀하게 조사하고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규명하는 역할을 맡는다.
다만 중복 조사로 인한 건설사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사고조사위와 노동부 주관의 중대 재해 발생 현장조사는 통합ㆍ운영하는 방향으로 조율됐다.
사망 1명, 부상 2명 이상이 발생한 현장에 적용되는 노동부 주관의 현장조사에 사고조사위원을 파견ㆍ지원하고 관련 자료를 건교부가 넘겨받아 별도 관리하는 형태로 운영된다는 게 건교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다수 사망자가 발생한 건설현장에 대해서는 건교부 본부 차원의 별도 사고조사위를 구성해 정밀조사한다.
또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은 단순 시설물 사고라도 원인규명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사고조사위가 개입한다.
건교부 관계자는 "사고조사위의 1차 역할은 사고의 원인과 책임소재를 명확히 가리는 것"이라며 "그러나 부처간 이견 속에 적기에 취합되지 못한 건설현장 사고 및 처분내용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건교부가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처분 형평성 부분에 대한 일종의 가이드라인 제시 기능도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div align=right> -일간건설신문(07.11.06)-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