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nter> -대우 이어 3~4개사 착수, 주택시장 위축ㆍ환경 변화 반영- </center>

분양가상한제로 주택사업의 급격한 위축이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대형건설업계가 속속 중장기 비전의 수정 및 리비전에 착수했다.
중장기 비전의 주요 성장동력이 주택사업이었지만 분양가상한제로 더 이상 기업경영을 주택사업에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16일 대형건설업계에 따르면 금호그룹으로 주인이 바뀐 대우건설이 최근 새 비전 선포식을 가진 데 이어 상위 10대건설업체 중 3~4곳이 중장기 비전의 수정 및 리비전(Revisionㆍ비교적 큰 폭의 수정)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대형건설업체들이 2000년대초에 중장기 비전을 수립해 목표연도가 한참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중장기 비전의 수정 및 리비전에 나서는 것은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주택사업의 급격한 위축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중장기 비전은 목표연도를 설정하고 연도별 기업경영 목표를 정량화하는 것으로 대부분 성장 위주의 전략을 선택하게 된다.
 특히 대형건설업체들이 중장기 비전에 담았던 성장 전략은 주택시장이 호황이던 2000년대 초 수립했던 것이어서 주택사업 의존도가 높다.
크게 공공공사와 주택사업, 건축사업, 해외사업 등으로 구분되는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2000년대 초는 고급 아파트 브랜드의 개발 및 론칭이 이어지면서 시장 지배력이 높아지던 시기였기 때문에 매출 확대와 수익 극대화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분야는 주택사업일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한 집값 급등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투기억제정책이 이어졌고 민간택지까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자 주택사업 비중의 축소가 불가피해졌다는 점이다.
 지방 주택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고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는 상황에서 지주공동사업 및 시행사도급사업의 경우 지주와 시행사의 이익을 빼고 건설사가 이익을 올리기는 쉽지 않다.
 여기에 자체사업을 확대하려 해도 땅 매입에 투입되는 비용에다 인허가의 장기화에 따른 막대한 이자 부담 등이 가중돼 자체사업을 무작정 늘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줄어드는 주택사업 비중만큼을 중장기 비전에서 제외하고 다른 사업 포트폴리오로 대체하려는 것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지난 2000년대 초 수립된 중장기 비전을 그대로 끌고 가기에는 건설시장 환경, 특히 부동산시장은 변화무쌍했다"며 "부동산시장이 호황일 때 수립된 중장기 비전의 정량적인 목표에 집착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중장기 비전의 리비전에 착수했으며 줄어드는 주택사업 비중만큼 포트폴리오를 변화시키고 여기에 기존 보유하고 있는 포트폴리오의 연장선상에서 환경사업이나 발전ㆍ에너지ㆍ가스 등 플랜트부문을 신사업으로 추가하는 방향으로 리비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건설 관계자도 "부동산시장의 급격한 위축으로 기업경영의 전략방향을 재설정해야 한다는 경영진의 지시가 있었다"며 "세부적으로 포트폴리오의 변화와 함께 기업경영 전략의 타깃과 방향성을 재설정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주택사업 비중이 가장 높은 현대산업개발도 주택사업 비중 축소에 맞춰 최근 도로공사를 비롯한 공공공사 수주를 늘리는 한편 항만, 도로 등 SOC민자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으며 이 같은 변화에 맞춰 중장기 비전의 수정에 착수했다.
 다른 상위 10대건설업체도 속속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에 나서면서 중장기 비전과의정합성을 검토키로 하는 등 중장기 비전에 대한 일대 수술이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기업 내부에서 내년 주택사업 확대가 어렵다는 의견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며 " 이럴 경우 내년 사업계획 수립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중장기 비전의 수정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하반기 중 중장기 비전의 대폭적인 수정을 경영진에 건의했지만 주택사업 비중이 크지 않다는 판단 때문인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내년 또는 내후년에는 본격적인 검토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div align=right> -일간건설신문(07.09.17)-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