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율 산정방식에 구조적 문제…산정방식 개선 예고

올해 공공건설공사의 원가계산을 좌우하는 조달청의 제비율 적용기준이 윤곽을 드러냈다.

간접노무비율과 기타경비율이 상향조정됐지만 전년 대비 상승폭이 크게 축소된 데다 일반관리비와 이윤을 종전 수준으로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현실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올해 제비율도 제비율이지만 제비율 산정방식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만큼 제비율 산정방식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조달청은 시설공사 예정가격 산정 때 공사원가계산에 계상되는 제비율 적용기준을 변경해 17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간접노무비율은 토목공사의 경우 전년 대비 0.17%포인트, 건축공사는 0.05%포인트 올랐다.

지난해에는 토목공사가 1.3%포인트, 건축공사가 0.6%포인트 상승했다.

기타경비율도 지난해 토목공사가 전년 대비 2.2%포인트 상승했지만 이번에는 1.16%포인트 오르는 데 머물렀다.

제비율 적용기준이 쥐꼬리 만큼 상승하는 데 그쳤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건설현장에서는 품질·안전 기준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 데다 폭염이나 미세먼지 등에 따른 공사 중단 등으로 인해 지출해야 하는 간접노무비, 기타경비 등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그러나 ‘간접공사비’로 불리는 제경비 산출의 기준이 되는 직접공사비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직접공사비가 감소하는 가운데 제비율 적용기준이 현실화되지 않으면 건설현장의 간접공사비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사정이 이런데도 제비율 적용기준의 상승폭은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제비율 산정기준이 구조적인 문제를 지니고 있어서다.

조달청은 제비율을 산정할 때 건설사들이 제공하는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데이터의 신뢰도가 낮고, 기업구분과 일부 공사규모 구간 금액이 조달청과 달라 데이터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신뢰도가 떨어지는 데이터를 제외하더라도 현실을 반영하기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지만 제비율 산정기준의 근본적인 개선에 대해선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달청이 중장기적으로 제비율 산정방식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조달청도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올해 데이터의 신뢰도를 높이는 방안에 초점을 맞춘 제비율 산정방식 개선을 추진을 예고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토목공사의 공사금액이 전년에 2% 이상 늘어난 데 반해 올해는 1% 증액에 그치고, 건축공사 공사금액은 사실상 제자리”라며 “조달청이 TF(태스크포스) 등을 구성·운영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제비율 적용기준 산정 토대를 만드는 게 최우선과제”라고 말했다.

박경남기자 knp@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19.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