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美 수소기업에 1.6조 투자

LG전자 연초부터 M&A 속도

美 데이터 분석업체 알폰소 인수

삼성.현대차 미래기술 확보사활

 

[e대한경제=김민주 기자] 주요 그룹 총수들이 미래 먹거리 투자에 팔을 걷고 나섰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핵심 기술을 선점하지 못하면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면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7일 올해 첫 투자 행보로 글로벌 수소사업 진출을 전격 선언했다.

이를 위해 SK㈜와 SK E&S는 글로벌 수소 사업을 선도하는 미국 플러그파워의 지분 9.9%를 확보, 최대 주주로 올라선다. 이번 투자는 SK㈜와 SK E&S가 각각 8000억원을 출자해 약 1조6000억원(15억달러)을 공동 투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플러그파워의 최대 주주 지위를 확보한 SK는 아시아 수소 시장의 리더십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 부문을 10조3104억원에 인수했다. D램에 비해 비교적 부진한 낸드 사업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연말연시 광폭 투자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LG전자는 이날 8000만달러(약 870억원)를 투자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TV 광고ㆍ데이터 분석 스타트업 ‘알폰소’(Alphonso Inc.)를 인수했다. 알폰소는 2012년에 설립된 TV 광고ㆍ콘텐츠 분석 업체로, 독자 개발한 인공지능(AI) 영상분석 솔루션을 보유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달 1조원을 투자해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을 설립, 전기차 시장 본격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로봇 전문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분 80%를 인수하며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미래 혁신 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부회장은 전날 삼성리서치센터를 방문해 6세대 이동통신(6G)과 인공지능(AI) 등 미래 사업 핵심 기술을 직접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미래 기술 확보는 생존의 문제”라며 “변화를 읽어 미래를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 실현을 위해 대규모 M&A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재계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미래 핵심 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복합위기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누가 미래 시장을 선점하느냐에 따라 운명이 뒤바뀔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고 진단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

〈ⓒ e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2021.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