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대책에도 집값 안잡히자 택지공급ㆍ그린벨트 해제 검토

수도권 외곽지역 교통ㆍ인프라 개선 없이는 실효성 ‘물음표’

다주택자 보유세 강화하면서 거래세 인하 카드도 ‘만지작’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시종일관 ‘규제’와 ‘압박’ 중심에서 ‘공급 확대’와 ‘거래세 인하’로 급선회하면서 정부가 추가로 제시할 카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는 ‘규제 종합선물세트’로 불리는 지난해 ‘8·2대책’과 투기지역을 추가 지정한 올해 ‘8·27 대책’에도 집값이 잡힐 기미가 보이지 않자 공급 확대와 거래세 인하라는 결이 다른 카드를 꺼내들었다.

정부는 먼저 공공택지 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8·27 대책’에서 국토교통부는 과열지역 규제 고삐를 더욱 죄면서도 ‘공급 확대’를 슬쩍 담았다. 오는 2022년까지 수도권에 신규로 확보하는 공공택지 물량을 당초 30곳에서 44곳 이상으로 확대해 36만2000가구를 공급하는 게 핵심이다.

국토부는 추석 전 아직 지구지정을 하지 않은 30곳 중 일부 택지의 입지를 공개할 계획이다.

당·청도 주택 공급 확대를 주문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수도권에 주택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고,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실수요자를 위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주택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안으로 거론되는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는 집값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는 만큼 국토부가 분명히 선을 그은 가운데 이미 훼손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일부 해제하는 방식으로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또한 서울 등 도심의 상업·준주거지역에서 주거 비율을 높이는 방안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도심 개발이나 정비사업에서 규제를 일부 완화해 더 많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장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거래세 인하도 당·정·청이 만지작거리고 있는 카드 중 하나다.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를 낮추면 주택 매물 잠김 현상을 완화하고, 거래 숨통을 열어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효성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따라붙고 있다.

특히 공급 확대는 시장에 충분한 신호를 줄 정도로 규모가 커야 한다. 서울 등 수도권 그린벨트를 풀어 소규모 택지를 조성하는 방식으로는 ‘찔끔’ 공급에 그칠 수밖에 없다.

당정은 서울에 필요한 주택이 연간 5만가구라고 가정할 때 5만가구씩 두 곳 정도 공급하면 주택 공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서울 이외 그린벨트는 교통여건 미비로 접근성이 크게 떨어져 주거의 질적 만족도가 낮을 게 불보듯 뻔하다.

결국 주택 수요가 몰리는 서울에 충분한 주택 공급이 어렵다면 서울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교통 인프라에 대한 투자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박경남기자 knp@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18.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