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발언 왜곡됐다" 해명했지만 …연전연패 대책 수정없이 '집 사지 않아도 된다' 발언


[e대한경제= 권해석ㆍ주영민 기자]   결국 바뀐 건 없었다. 전국적인 집값폭등, 수도권 전세대란 등 ‘연전연패’ 부동산정책에 대한 성난 여론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섰지만 “공공임대 확대” 얘기만 했다. 오히려 논란만 키웠다. 대통령의 행복주택(경기 동탄) 참관기에 부정적 여론이 비등하는 모습이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실제 발언이 왜곡됐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대통령까지 ‘부동산 블랙홀’에 빠지는 걸 피하려는 심산이다. 하지만 청와대가 정책실패를 인정하지 않은 채, 규제완화 없이 공공임대 정책만 되풀이하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관련기사 2면

문재인 대통령이 행복주택 참관 과정에서 한 발언의 여진은 13일에도 계속됐다. 지난 12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대통령 사저 크기를 6평으로 제한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다. 야당인 국민의힘도 공세를 이어갔다. 청와대가 전날(12일) 대통령의 발언이 왜곡됐다는 해명을 내놓은 데 대해, 야당은 “(13평 아파트에) 4명이 살 수 있을 것처럼 말하는 장관 내정자를 야단쳤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직격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논란의 핵심은 대통령이 그런 말을 했느냐 여부가 아니라, 현실과 괴리된 문제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전국적인 집값폭등에 전ㆍ월세 대란까지 겹친 상황에서, 국토교통부 장관 교체로 기대했던 정책 수정 내지는 변화를 기대했던 것과 동떨어진 대통령의 행보가 여론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행복주택 방문을 통해 부동산정책 선회는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2022년까지 공공임대주택 200만가구, 2025년까지 240만가구 계획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굳이 집을 소유하지 않더라도 임대주택으로도 충분히 좋은 주택으로 발전해 갈 수 있는 주거사다리를 잘 만들어야 한다”고도 했다. 전체가구의 46%(888만7000여가구)에 달하는 무주택자들에게 ‘집 사지 말고 빌려 쓰라’고 한 것이다. 문 정부 2기 부동산 정책도 ‘규제완화와 공급확대’ 대신 ‘수요억제’가 될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민간연구기관 관계자는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서민ㆍ중산층에 위로가 될 말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추가적인 규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지난 11ㆍ19대책 이후 경남 창원 등 비규제지역 집값이 급등하자 이달 내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권해석ㆍ주영민기자 haeseok@

<e대한경제-2020.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