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노믹스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도시재생 뉴딜’이 지방 미분양 대란으로 암초를 만났다. 지자체들이 공공주택 공급 연기까지 요청하고 나선 가운데, 국토교통부는 8월 말 2차 사업지 100곳을 추가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는 이들 지역 다수가 미분양 사업지인 만큼 민간자본 유치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19일 통영시청 일대 A공인중개사무소는 시장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공인중개사는 “올해 3월 성동조선까지 법정관리로 들어가면서 아파트가 전부 급매물로 나왔다”며 “2020년까지 공급 대기 물량이 있으니 매매ㆍ전세 시세 모두 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통영은 문재인 정부가 지정한 1호 경제기반형 도시재생 뉴딜 사업지다. 2026년까지 총 1조1000억원을 투입해 신아sb조선소를 포함한 도남·봉평동 일대 51만㎡를 국제적 문화ㆍ관광단지로 조성하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지역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21세기조선·삼호조선·신아SB·가야중공업·SPP조선 등이 잇따라 문을 닫은 이후 지역 근로자들이 외지로 빠져나가며 신규 분양 물량이 대부분 미분양 처리됐고, 기존 구축 아파트들의 시세도 하락일로다. 특히 올해 통영 수요세대수는 694가구. 반면 입주세대는 1570가구에 달해 주택공급률도 226%에 달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이미 지난 1월부터 통영을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문제는 현재 국토교통부가 2017년 지정한 1차 도시재생 뉴딜사업지 68곳 중 9곳이 이미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는 점이다. HUG 미분양관리지역 중 41%가 도시재생사업지인 셈이다. 이 가운데 오는 8월 말 100곳이 추가되는 만큼 지방 미분양 지역 중 다수가 2차 사업지에 추가될 가능성이 크다.

도시재생 사업 참여를 검토 중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중심시가지와 경제기반형 등 대형 사업은 민간자본 유치비율이 50%가 넘어설 것으로 보이는데 정부가 사업계획을 어떻게 짜려는지 우려스럽다”며 “현재 주택사업이 아니면 도시재생사업에서 건설사가 수익을 창출할 방안이 없다”고 지적했다.

최지희기자 jh606@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18.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