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설익은 대책 끝없는 반복…매매ㆍ전세가격 ‘동반 폭등’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부동산 관련 청원 글./이미지=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무주택ㆍ1주택자 모두 분노

　집주인도 세입자도 ‘고통’

　부동산 청원 수백건 달해

 

부동산 민심이 들끓고 있다. 집값을 잡겠다며 발표한 땜질식 처방과 세입자를 위해 내놓은 관련 법들로 인해 전셋값과 매맷값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 특히 서민들도 매입할 수 있을 것 같았던 경기 외곽 지역과 지방의 중저가 아파트값까지 오르자 이제 1주택자도 무주택자도 ‘정책 실패’라고 말하고 있다.

1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살펴보면 이날까지 등록된 부동산 관련 청원 글만 지난 8월부터 3개월 사이 110여 건에 이른다. 이 중 대부분은 새로운 임대차법이 시행된 이후인 9~10월에 집중돼 있다.

본인을 경기도 광명시에 살고 있다고 밝힌 결혼 10년차 A씨는 “조금 더 돈을 모은 뒤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면 그때 집을 매입하자고 결정한 뒤 지금까지 전세로 살고 있다”며 “전세계약이 끝날 시점이 되자 집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올랐다”고 토로했다.

그는 “주변 사람들은 ‘그러니까 그때 아파트를 사지 그랬냐’고 말한다. 모두 힘들어질 거라고 하는데 정부만 괜찮아질 거라고 한다”며 정부의 땜질식 정책을 비판했다.

1주택자들의 한숨 섞인 목소리도 들린다. 서울 강북에서 66㎡(20평)대 아파트에 10년 넘게 살고 있다는 B씨는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부의 공시지가 현실화 방안을 지적했다. 그는 “실거주용 집 한 채 가진 사람은 집값이 오른다고 해서 그 돈이 현금으로 들어오지 않는다”며 “앞으로 서울 집값이 올라갈 게 뻔하니 매해 더 낼 재산세가 두렵다. 차라리 재건축이 안 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집주인과 세입자도 모두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집값 정상화 시민행동’이라고 밝힌 단체는 △주택임대사업자 세금 특혜 전면 폐지 △신규 전·월세 계약에도 상한제 도입 등을 내걸며 다음주 중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규탄하는 집회를 예고했다.

이들은 현 정부 출범 전인 지난 2017년 이전으로 집값을 ‘원상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올해까지 서울의 아파트값은 3.3㎡당 평균 2625만원에서 4156만원으로 58% 올랐다. 이는 앞서 최근 3년 동안 서울의 아파트값이 14% 올랐다고 말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 반박하기 위해 내놓은 수치다.

집주인들도 조직을 꾸렸다. 임대차법 개정 당시 전국에서 산발적으로 집회를 이어나갔던 임대인들은 ‘대한주택임대인협회’라는 이름의 단체를 만들어 지난 8월 협회 등록을 마쳤다. 그동안 주택임대차법이 임차인에게만 초점이 맞춰져 임대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단체가 없어 조직을 꾸리게 됐다는 게 협회의 설명이다.

지난달 2000명이 넘는 청구인단을 모집해 헌법재판소에 소장을 접수한 협회는 앞으로 피해 사례를 모아 임대인의 권익을 보호할 방법을 모색해나갈 계획이다.

 

오진주기자 ohpearl@

〈e대한경제-2020.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