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새 2000만~3000만원 껑충



9ㆍ13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강남 부동산 시장이 눈에 띄게 안정을 되찾은 가운데 공시지가 9억원 이하의 아파트 단지들의 전세가격이 심상치 않다. 학군과 출퇴근 입지 등 어느 한 가지 요건만 충족시켜도 일부 단지 중심으로 1∼2주 사이에 전세가격이 2000만∼3000만원씩 뛰어오르는 모양새다.

서울시 노원구 불암중학교 앞의 A아파트는 9월 중순만 해도 84㎡ 아파트 전세가 4억3000만∼4억4000만원에 거래됐는데 9일 현재 해당 단지의 전세시세는 4억7000만∼5억원이다.

단지 내 공인중개사무소는 “6억 후반대로 매매 거래가 이뤄진 후 현재 매물이 싹 들어갔고, 최근 매수자가 7억2000만원을 불렀는데도 집주인이 8억원 후반대를 요구하며 거래가 무산됐다”며 “A아파트는 아이들이 거의 100% 불암중ㆍ대진ㆍ서라벌로 배정받기 때문에 자녀 학교 배정이 절실한 학부모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들어오는 셈”이라고 전했다.

마포구 아현동의 애오개역 인근의 B아파트 역시 전용 84㎡의 전세가 8월까지 7억원 초반대에서 거래되다가 9월을 기점으로 8억원까지 뛰어올랐다. 비인기 동의 경우도 7억7000만원에 매물이 나온 상황이다.

종로구 홍파동의 C아파트 전용 101㎡는 평균 9억8500만원, 최고가 10억4000만원인 선이 무너지고 최근 10억5000만~10억8000만원을 부르는 매물이 나왔다.

매물을 다루는 공인중개사무소는 “가격을 문제 삼는 세입자는 없고, 이사 시점이 서로 맞지 않아 거래가 이뤄지지 않은 것 뿐”이라고 전하며 시세가 ‘호가’가 아님을  강조했다.

현재 전세가격은 강남권이 주춤한 가운데 강북ㆍ강서 지역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국감정원 기준 10월 첫째주에만 강북 14개구의 전세가격이 0.04% 상승했고 강서구(0.40%)의 상승폭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강남권은 서초구(-0.09%), 동작구(-0.01%)가 정비사업 이주수요(신반포3차 등) 일부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며 하락전환했다.

전세거래 비중 역시 지난 9월 서울의 전세거래비중이 74%를 기록하며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강북(82.8%)과 강서(82.75%), 은평(81.5%) 등은 전세거래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매수 대기자들이 전세수요로 돌아선 탓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전세자금대출 규제 탓에 이들 지역의 전세 시세가 당분간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오는 15일부터는 2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전세자금대출 보증을 받을 수 없고, 1주택자라도 부부 합산소득이 1억원을 넘지 않아야 공적 전세대출 보증이 가능하다.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30% 선까지 주저앉으며 중산층들의 강남 진입 ‘사다리’가 없어진 상황에 전세대출 규제 강화는 수요층들을 강북과 강서 일대로 분산시켰다.

양지영 R&C연구소 소장은 “중학교에 입학할 시점의 자녀를 둔 중산층 부모들들은 선택지가 매우 제한적인데 이들의 구매력마저 차단되며 공교롭게도 전세가격이 올라간 셈”이라며 “정부 정책과 시장 상황이 빚어진 일시적 현상으로 상승세가 당분간은 지속되겠지만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지희기자 jh606@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18.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