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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인력 고용ㆍ건설기계 배치 ‘쥐락펴락…무법천지 노조횡포, 브레이크가 없다
작성자 한양경제연구원 작성일 2019-01-08 조회수 144


<심층기획> 민노총이 점령한 건설현장

<상> 입김 세진 노조…팔짱 낀 정부

<중> 혁신 훼방꾼…무인화ㆍ생산성 후퇴

<하> 급증하는 현장관리비…피해는 소비자

“우리 현장인 거 알면 노조가 가만두지 않을 텐데…. 한 번 찍히면 죽어요.”

지난해 12월 말 경기도의 한 주상복합 신축공사 현장. 시공사인 A사 현장소장은 기자와 인사하면서도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는 “건설사가 건설현장 내 인력 통제권을 상실한 지 오래”라며 “노조 때문에 인력도, 건설기계 하나도 마음대로 못 쓴다”고 털어놨다.

전국 건설현장은 인력ㆍ기계 배치까지 건설노조가 좌지우지하는 ‘그들만의 세상’이 된 지 오래다.

A사 회장은 “건설업을 접고 싶을 만큼 힘들다”며 “과연 법치국가가 맞나 싶다”고 토로했다.

전국 건설현장의 기능인력 규모는 약 160만명. 최대 조직인 민주노총 건설노조(3만여명)를 비롯해 한국노총 건설노조(3000명), 신생 민주연합 건설노조(1700여명) 등을 모두 합쳐도 노조원 비율이 전체의 2% 남짓에 불과하다. 하지만 ‘2% 권력’에 옴짝달싹 못하는 건설현장은 그야말로 무법천지다.

시작은 강성 타워크레인 노조부터다. 이들은 지자체에서 아파트 인허가 정보를 빼내 터파기 공사가 시작되면 현장사무실로 들이닥친다. 노조마다 서로 자기 사람을 써달라고 강요하고, 뜻대로 안 되면 공사장을 막고 새벽 집회를 연다. 그리고 공사장으로 출근하는 근로자 신분증을 멋대로 검사하고, 불법 외국인 명단을 확보해 지방 노동청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한다. 내국인력을 구할 수 없어 불법을 포함한 외국인력 투입이 만연한 건설현장에서는 속수무책이다.

충남 예산군 내포신도시 공사현장에선 민주노총 조합원 2명이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민노총 기사를 고용하라’며 고공시위를 벌여 공사장을 마비시키기도 했다.

중소규모인 A사 현장에서 타워크레인 기사는 임대업체로부터 500만원의 월급을 받는다. 여기에 ‘급행료’에 해당하는 리베이트로 500만원, 정규 근무시간 외 초과수당(OT) 명목으로 200만원을 각각 챙긴다.

이런 리베이트와 초과수당은 주로 골조업체가 부담한다. 골조업체 소속 목수 등 수십∼수백명 인력들의 작업 여부가 타워크레인에 달려 있어서다. 전기공사업체 등도 따로 타워크레인 작업이 필요하면 ‘월례비(리베이트+초과수당)’를 낸다. A사 소장은 “대형 건설현장의 리베이트만 최대 1500만원대”라고 귀띔했다.

비계ㆍ구조물 해체공사업체인 B사 사장은 “노조가 건설기계 임대권을 놓고 일종의 브로커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임대업체를 소개해주고 뒷돈을 받아 챙긴다는 것이다.

건설기계 임대를 둘러싼 이권이 걸려 있다 보니 노조 간 쟁탈전이 뜨겁다. 경기 하남 감일 아파트 공사현장에선 페이로더(동력 삽을 탑재한 굴착기) 1대를 놓고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싸우다 현장 전체가 멈춰 섰다. 시흥 아파트 현장에서도 양 노조가 지게차 공급권을 두고 수개월간 경쟁하면서 공사가 중단됐다.

철근ㆍ콘크리트공사업체인 C사 사장은 “철콘, 목수, 철근 뒷정리까지 노조가 안 들어오는 곳이 없다”며 “2년 전만 해도 노조 비율이 5% 남짓이었는데, 지금은 70%까지 쓰는 곳도 있다”고 전했다. 이 회사는 한 건축현장에서 노조원 채용 문제로 노조와 부딪혔다. 해당 현장은 노조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버텼지만, 노조가 농성 범위를 다른 현장으로 확대하자 두 달 만에 손을 들었다.

건설노조의 횡포가 도를 넘었지만, 공개적으로 대응하는 건설사는 없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노조 피해사례를 취합해 공동대응하려고 했지만 신고가 안 들어온다”며 “민노총에 찍혔다가 업체 경영까지 위협받는 경우를 봤기 때문에 기업들이 몸을 사린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건설경제>가 어렵게 섭외한 건설사 임직원들은 “제발 좀 정부가 나서서 도와달라”고 하소연했다. 그들은 익명을 전제로 한 대면ㆍ전화 인터뷰에서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피해사례를 봇물처럼 쏟아냈다.

중소 종합건설사인 D사 회장은 “우리 직원들은 공사장에서 찬밥 먹는데, 크레인 기사들은 고기 사먹고 영수증 던져놓고 가는 걸 보면 피눈물이 난다”고도 했다.

E사 건축본부장은 “노조 문제는 정부 차원에서 강력하게 나서야지 시공사, 발주처에 맡겨선 해결 못 한다”며 “노조의 무분별한 건설현장 고발도 일일이 응대하지 말고 무시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F사 사장도 “민노총을 따라하는 신생 노조들이 생겨나면서 건설현장마다 하이에나처럼 물어뜯고 있다”며 “이런 무법천지를 방치하는 공무원들이야말로 직무유기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동취재팀(김태형ㆍ권해석ㆍ권성중 기자)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19.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