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확대ㆍ민간투자 활성화ㆍ남북경협

 

임기 반환점을 돈 문재인 정부의 최대 과제는 확대 재정과 민간투자 활성화, 남북경협이다. 핵심 과제가 모두 건설산업과 강력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 건설산업의 역할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9일 임기 반환점을 돈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후반기 첫날인 10일 청와대에서 여야 대표들과 회동을 갖는다.

회동의 명목은 문 대통령의 모친상에 조문을 온 정당 대표들에 대한 답례이지만, 외교·경제·사회 등 국정 주요 현안을 놓고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이 허심탄회한 대화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집권 후반기 국회와의 소통을 강화해 정부의 확장적 재정기조에 대한 야당의 지지를 얻고 개혁 동력을 확보하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대통령의 임기 후반부 최대과제는 △경기하방 압력 극복을 위한 SOC 예산 확대 △현대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와 같은 민간 건설투자 지원 △ 남북철도·도로현대화 사업 등 경제협력사업 추진 등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취임 초만 해도 앞으로 5년간 SOC 예산을 연평균 7.5%씩 줄일 계획이었던 문재인 정부는 올해 5개년 중장기 재정운용계획을 새롭게 세우고 SOC 예산을 매년 4.6%씩 5년간 증액하는 안으로 선회했다.

특히,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9∼2023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올해를 마지막으로 앞으로는 SOC 예산 20조원대 마지노선을 무너뜨리지 않겠다는 방침이 읽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만 해도 이전 정부부터 이어진 ‘SOC는 포화’ 프레임에 갇혀 SOC에 대한 예산 투자는 지속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고 특히 지역 간 불평등 문제가 심화되면서 청와대 중심으로 SOC 투자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변화했다”라며 “재정지출로 서민층에 ‘돈이 돌게’ 만드는 사업이 사실 건설밖에 없기 때문에 청와대도 기존 토목사업에 새로운 이름을 붙여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려 한다. 대통령 임기 후반기 동안 SOC 투자는 계속 확대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의 남은 2년 반 동안의 건설정책은 대통령의 지난 10월 국회 시정연설에서 읽을 수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2020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는 자리에서 SOC 투자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건설업계의 눈길을 끌었다.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건설 직접투자의 경기 활성화 효과를 인정한 것이다.

대통령은 SOC 투자 확대를 경제 ‘혁신’ 정책 중 하나로 꼽으며 “지역에서부터 혁신과 경제활력이 살아나도록 생활SOC, 국가균형발전프로젝트, 규제자유특구 등 ‘지역경제 활력 3대 프로젝트’도 본격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중 규제자유특구와 국가균형발전프로젝트는 건설분야에 대한 민간투자를 독려하려는 정부의 전략이다.

앞서 지난 8월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건설산업 최초의 패키지형 ‘규제샌드박스’ 법안인 ‘도시공간 혁신 규제특례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당시 이 의원은 캠퍼스공간을 활용한 기업투자 등 다양한 건설분야 민간투자 법안을 손에 쥐고 있었는데 모두 청와대와 일정부분 논의가 진행된 내용이었다.

이들 법안은 특구 내에서 추진되는 사업에 과감한 규제특례를 부여함으로써 정형화된 개발방식에서 벗어나도록 유도한 것이 핵심이다. 건설업계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활용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발상이어서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한편, 문재인 정부는 대내적으로 건설예산을 풀고, 민간투자를 독려하는 동시에 대외적으로는 남북경협 재개를 통한 신(新)한반도 경제지도 실현을 추진할 방침이다.

대통령은 10월 국회 시정연설에서도 신남방ㆍ신북방 지역을 중심으로 한 해외건설 활성화와 남북경협 재개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작년 이후 남북 철도ㆍ도로 현대화 사업이 모두 중단된 상태인데 대통령 임기 내에 조속히 재개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라며 “신북방사업도 북한 변수가 포함된 프로젝트여서 미국과 일본의 지지를 얻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청와대가 내년에 북미 정상회담을 조율하며 다시 한번 남북경협 사업의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남북경협을 포함해 건설투자 확대, 민간투자 활성화 등 3대 과제 모두가 국회, 특히 야당의 지지를 일정 부분 받아내야 원활한 추진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 대통령 남은 임기의 최대 과제는 초당적 지지 기반 확보인 셈이다.

이 때문에 국회에서는 대통령이 임기 후반기 첫날 각 정당의 대표를 만나는 행보가 매우 상징적이라고 지적한다.

여당 고위 관계자는 “최근 남북관계와 민생·경제를 위한 입법이나 내년도 예산안 처리는 여야가 정파적 이해를 떠나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국회와의 소통 강화를 위한 협의체를 구성해 ‘개혁 드라이브’를 살려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최지희기자 jh606@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19.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