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감사결과 발표


“월성1호기 경제성 낮게 평가”

 

산업부 조기폐쇄 유도 관여

野, 신한울 3ㆍ4호기 건설재개

전력수급계획 전면 감사 주장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3년 만에 타당성 논란에 휩싸였다. 감사원이‘월성 1호기 조기폐쇄’ 과정에 정부 개입을 지적했기 때문이다. 신한울 3·4호기 건설 중단 결정에도 정부 개입 가능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며 정책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0일 감사원은 2018년 6월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을 둘러싼 핵심 쟁점 중 하나인 ‘경제성’이 지나치게 낮게 평가됐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경제성 평가가 부실하게 진행된 배후로 산업통상자원부를 지목했다. 



감사 과정에서 산업부는 외부기관의 경제성 평과 결과가 나오기도 전인 2018년 4월 4일 이미 월성1호기 가동 중단 방침을 내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방침이 확정된 이후 산업부 공무원들은 한수원이 월성1호기 ‘즉시 가동중단’ 외 다른 방안은 고려하지 못하게 했고, ‘조기폐쇄’ 결정에 유리한 경제성 평가 결과가 나오도록 유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산업부 장관도 이를 알았거나 충분히 알 수 있었는데도 내버려 뒀다”고 쐐기를 박았다.

이후 감사가 진행되자 산업부 A국장과 B 등은 관련 자료를 삭제하는 등 감사를 의도적으로 방해했다. 결론을 정해놓은 채 진행된 경제성평가, 산하기관 결정에 정부 개입, 감사 방해로 이어지는 3단계 비위 행위는 문재인 정부 시작과 함께 진행된 ‘4대강 사업’감사 때와 비슷한 양상이다.



문재인 정부 ‘탈원전’정책을 대표하는 1호 결정으로 꼽히는 ‘월성1호기 조기폐쇄’ 과정에 정부 개입 사실이 드러나며 야당과 산업계는 신한울 3ㆍ4호기 건설 중단 결정 과정에도 정부 및 청와대 개입이 있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탈원전’정책 전반부터 전력수급기본계획 전체를 총 감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가 2017년 초 신한울 3·4호기 사업을 백지화하면서 사업 시행자인 한수원 의견은 듣지도 않고 건설을 중단했다는 자료가 나왔다”라며 “산업부가 개입해 모든 것을 결정했다는 뜻인데 해당 건 역시 다시 살펴봐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역시“이번 감사 결과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정부의 압박이나 부당성이 있었는지 여부”라며“신한울 3·4호기도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같은 절차로 결정됐으니 재검토하고 원상회복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감사 이후 공사 재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셈이다. 



최지희기자 jh606@

〈e대한경제-2020.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