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증설해달라”… “층수 낮춰라”



도시정비사업에 적용하는 ‘교육환경영향평가(이하 교평)’ 과정에서 발생하는 학교 측의 ‘과도한 요구’가 논란이 되고 있다.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의 교평 과정에서 조합이 학교 증설이나 일조권 확보 등 과도한 학교 측의 요구까지 모두 수용해야만 사업을 정상 추진할 수 있도록 한 구조가 원인으로 꼽혔다.

법률 시행 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에 대한 해결책이 없다 보니 광명A 재개발 사업 등 도시정비사업을 추진하려는 조합과 주택업계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22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학교 경계 등으로부터 직선거리로 200m까지인 지역 등에서 도시정비법에 따른 정비사업을 대상으로 사업시행인가 전제조건에 교육환경영향평가서를 받도록 했다.

지난 2017년 2월4일부터 시행된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른 조치다.

학교 인근에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재건축ㆍ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진행하거나, 건축법에 따라 21층 이상 또는 연면적 10만㎡ 이상의 건축행위를 할 때 시ㆍ도교육청 내 교육환경보호위원회 심의를 받아야 한다.

심의를 통과하지 못할 때에는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시행인가는 받을 수 없다.

이렇다 보니 서울은 물론 수도권 일대에서 도시정비사업 조합을 대상으로 한 학교 측의 과도한 공공기여 요구가 속출하고 있다.

사업시행인가를 받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교평을 거치도록 하면서 층수 조정 등 정비계획 변경은 물론 통학로 확보를 위한 건물매입과 학교 증설 요구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게다가 평가서 검토기관의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조차 없다 보니 수차례에 걸친 보완 작업에 따른 추가 비용과 사업지연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조합 한 관계자는 “학교측은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때 정비사업이 지연 또는 중단될 수 있다는 걸 알고, 말도 안 되는 ‘갑질’을 하고 있다”며 “정비사업은 주거환경을 개선해 아이들에게 삶의 질을 높이는 부분도 포함됐는데, 학교가 엉뚱한 방향으로 정비사업을 이용하는 사례를 방지할 수 있도록 적합한 중재 방안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측의 과도한 특혜는 아니지만, 협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사례는 듣고 있다”며 “해당 교육지원청은 협의안에 난항을, 교육부는 법률 해석만 하고 있는 상황이라 답답하다”고 말했다.

 

한형용기자 je8day@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19.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