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 충격, 경제회복 급한데…노선·IC·차량기지 등 놓고 반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이어 민원으로 포장한 지역 이기주의가 신규 SOC(사회기반시설)의 또다른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환경 측면에서 SOC의 적정성과 타당성을 검토하는 전략환경영향평가 등의 절차가 정작 환경에 대한 논의는 사라지고 주민들의 ‘반대를 위한 반대’의 장으로 전락하면서 SOC 추진에 따른 경기 부양과 일자리 창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9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C노선의 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 공청회를 생략하기로 했다.

당초 국토부는 서울 강남구에서 지난 7월과 8월 공청회를 열고, GTX C노선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주민의견을 수렴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두 차례에 걸친 공청회는 주민 반발로 무산됐다. 노선이 아파트 단지 아래를 지나면서 안전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이 주민 반발의 이유였다.

앞서 GTX A노선도 비슷한 이유로 주민들이 항의하면서 공사가 지연됐지만, 행정심판에서 GTX A노선의 손을 들어주며 착공에 들어갔다.

국토부는 현행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라 GTX C노선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공청회가 두 번이나 무산된 만큼 공청회를 건너뛰고 추진하기로 했다.

울산외곽순환고속도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설명회는 무기한 연기됐다.

국토부는 지난달 울주군에서 이 사업에 대한 주민의견 수렴을 위해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설명회를 열었지만 일부 주민들이 IC 신설 등을 요구하며 중도 퇴장하는 등 설명회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한 탓이다.

일단 국토부는 설명회를 다시 진행하기로 하고 일정을 잡을 예정인데, 이마저도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인해 그리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최악의 경우 설명회 생략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가뜩이나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대면방식의 주민 의견수렴이 어려워진 가운데 환경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이유로 전략환경영향평가 등의 절차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신규 SOC 추진 과정에서 전략환경영향평가는 그렇지 않아도 높은 벽인데, 공청회·설명회가 노선이나 차량기지, IC 신설 등을 둘러싼 지역 이기주의의 장으로 변질되면서 SOC 공급을 더욱 어렵게 하는 분위기다.

신규 SOC 추진에 따른 경기 부양, 일자리 창출, SOC 조기 공급 등의 효과가 무색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등 신규 SOC 추진 절차에 잇따라 제동이 걸리고 있는데, 지역 이기주의까지 등장하며 엎친 데 덮친 격”이라며 “환경 문제를 논의해야 할 전략환경영향평가서 공청회나 설명회에서 주민들이 환경이 아닌 다른 이슈를 제기하며 추진 속도가 크게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경남기자 knp@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20.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