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에 부는 ‘전자화’ 바람

국토부, 300억 이상 신규 현장 86곳 ‘전자카드제’ 도입

서울시도 임금ㆍ대금 청구 프로세스 구축… 체불 근절

 

 

일선 건설현장에 인력·경력·임금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속속 구축된다.

국토교통부는 올 하반기 공사비 300억원 이상 신규 건설현장 86곳에 ‘전자카드제’를 본격 도입하는가 하면, 서울시는 임금·대금 청구부터 지급까지 투명하게 공개하는 프로세스를 만들기로 했다.

4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국토부는 이날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6개 기관과 전자카드제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올 하반기 신규 건설공사 현장을 대상으로 전자카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전자카드제는 근로자가 현장 출입구 등에 설치된 단말기에 전자카드를 사용해 직접 출·퇴근 내역을 등록하면 퇴직공제부금 등이 자동으로 신고되도록 하는 제도다.

국토부는 본인 확인의 신뢰성 확보와 현장의 행정부담 완화 등을 위해 전자카드로 금융형 체크·신용카드를 활용하고, 한 번 발급받은 카드는 다른 현장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번 전자카드제 적용 대상 현장은 공사비가 300억원이 넘는 LH 74곳, 한국도로공사 5곳, 인천국제공항공사 4곳, 한국철도시설공단 3곳 등 총 86곳이다.

국토부는 근무경력을 투명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전자카드제를 정착시켜 기능인등급제의 도입 기반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기능인등급제는 기능인의 근로경력과 기술 수준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것으로, 국토부는 올해 건설근로자 정보를 일원화하고선 내년에 경력, 자격, 훈련 정도 등을 반영한 직종별 등급 분류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적정임금 지급과 노무비 허위청구 방지 등을 위해 ‘하도급지킴이’와 같은 전자적대금지급시스템과 전자카드제를 연계하기로 했다.

아울러 내국인과 합법체류 외국인에 한해 전자카드를 발급해 불법 외국인 근로자의 건설현장 진입을 원천 차단하고, 근무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만일의 안전사고에도 신속히 대응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내년 건설근로자법 개정을 거쳐 300억원 이상 공공공사에 전자카드제 적용을 의무화하고, 향후 성과에 따라 100억원 이상으로 전자카드제를 확대할 계획이다.

손병석 국토부 제1차관은 “건설현장에 우수한 젊은 인재들이 들어오기 위해서는 근로자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임금·대금의 안심지급 구조를 설계하고, 이달 중 시스템 가동에 본격 들어간다.

임금·대금 청구부터 지급 완료까지 ‘대금e바로’를 통해 건설사와 노무자, 장비자재업체에 자세한 청구·지급 정보를 공개하는 방식이다.

특히, 시는 원도급사 대금 수령 시점을 문자메지시로 추가 공개해 노무자와 장비자재업체가 임금·대금의 수령액과 수령 시기를 예상할 수 있도록 했다.

퇴직공제부금도 건설사가 ‘대금e바로’에서 자동으로 납부하도록 하고, ‘대금e바로’ 전용계좌도 계약 때마다 은행을 방문하고, 원도급사 은행만 거래해야 하는 ‘B2B’ 계좌 대신 한 번 개설하면 모든 계약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자이체’ 계좌로 단일화하기로 했다.

김학진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건설공사 대금 청구·지급 현황을 공개하는 등 작지만 큰 변화를 만들겠다”며 “건설근로자들의 체불 걱정 없는 건설현장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박경남·최남영기자 knp@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18.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