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대한경제, 오피니언리더 250명 설문


"기업 옥죄는 규제 3법 반대" 56%

10명 중 8명 "부자증세 시기 상조"

18% "성장동력 부족 가장 큰 문제"

 

모든 것이 어수선한 시대다. 코로나19라는 전염병에 전 세계는 10개월째 ‘올스톱’ 상태다. 이 질병이 언제 종식될지, 포스트 코로나의 세계는 어떻게 달라질지 지금으로선 예측 불가다. 2차 세계대전 이후 60년간 이어진 국제 경제질서도 흔들리고 있다.

 

코로나19에 더해 미ㆍ중 무역전쟁으로 자유무역 대신 보호무역이 확산될 조짐이다. 저성장ㆍ저금리 기조도 끝모르게 이어진다. 장기불황의 시대를 맞아 초저금리 기조는 수년간 이어질 전망이다. 기존 정치ㆍ경제ㆍ사회질서의 근간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바야흐로 뉴노멀(New normal)의 시대다. 

 

뉴노멀은 모두에게 위기일 수도, 기회일 수도 있다. 우리는 위기와 기회의 기로에서 어디로 가고 있을까. 안타깝지만 미래에 대한 희망을 꿈꾸기보다 불안감을 느끼는 국민들이 더 많아 보인다. 30ㆍ40대를 중심으로 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과 ‘빚투’(빚내서 투자)가 그 방증이다. 빚을 내서라도 집과 주식 투자로 돈을 벌어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려는 ‘생존본능’이다.

 

집 한채 가진 사람들은 세금이 걱정이다. 벌이는 줄었는데 올해와 내년에 내야 할 세금만 잔뜩 늘어나서다. 기업들은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경영여건도 어려운데 온갖 규제는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나오는 탓이다. 청년들은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는 뜻)을 외친다. 일자리가 메말라가는 현실에서 희망을 꿈꾸는 건 사치일 뿐이다.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그리고 어디로 가야 하는가. 

     

<e대한경제>는 12일 제2 창간을 맞아 우리 사회 각계 오피니언 리더 250명에게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물었다. 오피니언 리더들은 지금 대한민국이 ‘희망’보다 ‘걱정’이 많은 나라라고 했다.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내년에도 우리 경제가 1% 미만의 저성장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70%에 육박했다.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성장동력 부족’(18.4%)을 꼽았다. 문재인 정부 3년6개월간 미래 먹거리 발굴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반(反)기업ㆍ반(反)시장 정책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정부ㆍ여당이 추진 중인 규제3법에 대해 56%가 반대 의사를 밝혔다. 반기업정서 확산에 대한 우려도 70%에 달했다. 부자증세에 대해서도 80%에 가까운 이들이 정책 수정이나 철폐가 바람직하다고 응답했다.

 

설문에 응한 기업 최고경영자(CEO)는 “현 정부는 공정ㆍ공평이라는 명목으로 정당하게 얻은 대가(대기업 성장, 부의 축적)까지 선악의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고 꼬집었다.

 

오피니언 리더들은 대한민국이 다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열심히 일하면 잘살 수 있고, 성공이 죄악시되지 않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해법은 ‘시장과 경제의 자유 복원’에 있다. 오피니언 리더의 55% 이상이 “현 정부 들어 시장과 경제의 자유가 제한받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정책 선회를 주장했다.

 

또한 위기극복 및 지속성장을 위한 당면과제와 향후과제로는 ‘기업규제 완화’를 1순위로 꼽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는 영영 희망을 꿈꿀 수 없는 나라로 전락할 것이라는 경고다. 

 

이재현ㆍ김명은기자 ljh@

〈e대한경제-2020.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