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 ‘확∼’ 끌어올리는 동력


건설사-스타트업 협업해

짧은 기간에 고효율 효과

대형사 중심 투자 이어져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건설산업 내 혁신 전략으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주목받기 시작한 가운데 관련 기술력을 두루 갖춘 스타트업이 건설업계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디지털 전환과 스타트업은 불가분의 관계에 해당한다. 이는 건설산업의 생산성 문제와도 직결된다.

사실 국내 건설산업에 있어 낮은 생산성은 최대 고민거리 중 하나다. 건설산업의 낮은 생산성은 제조업 등 여타 산업과 비교해 사업 수행 과정에서의 설계 변경과 실행의 불일치, 공사 기간 지연, 사업비 증가 등 수익성 저하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건설산업의 디지털 전환은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며, 그 밑거름 역할로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건설산업과 스타트업의 협업은 저비용ㆍ고효율이라는 측면에서 이해된다. 예컨대 건설사가 직접 디지털 환경 구축을 위해서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 수집과 이를 통합ㆍ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 개발을 위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반면, 기술을 갖춘 스타트업과 협업할 경우 짧은 기간 안에 고효율의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에 따라 정부 및 유관단체, 건설업체 등 건설산업 내 활동주체들은 정보통신기술(ICT)ㆍ빅데이터ㆍ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ㆍ드론ㆍ로봇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각종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공공기관 중에 대표적인 곳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스마트건설지원센터다. 지속적인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스마트 건설기술의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그 결과, 입주기업들은 올해 9월까지 약 36억원의 투자 유치 및 기술 금융을 지원받았으며, 이를 토대로 작년 한해 동안 79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다.

대형 건설사들도 스타트업 육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SK건설은 지난달부터 건설기술 공모전인 ‘콘테크 미트업데이(ConTech Meet-Up Day)’를 진행 중이다. 스마트건설 및 신규사업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확보하는 동시에 혁신 기술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함이다.

대우건설도 지난 3월 드론ㆍ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기업인 ‘아스트로엑스(AstroX)’에 지분 30% 투자를 단행하는 등 스타트업 지원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대우건설의 자체 신사업 프로그램인 ‘B.T.S(Build Together Startups)’ 1호 투자로서 관련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우미건설 역시 지난 2월 국내 건설IT기업인 ‘창소프트아이앤아이’를 비롯해 공유주방업체 ‘고스트키친’, 공유주택 스타트업 ‘미스터홈즈’ 등에 투자를 단행했다. 호반건설의 경우 지난해 액셀러레이터(스타트업 육성기업)인 ‘플랜에이치벤처스’를 설립해 인공지능(AI) 기반의 3D설계 솔루션 기업과 안면인식 기술을 보유한 기업 등에 투자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 건설산업 스타트업이 초기 단계인 만큼 앞으로 건설사들의 스타트업 투자 및 인수가 훨씬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반면 풀어야 할 문제도 존재한다. 자금 여력이 충분한 일부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이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건설사가 혁신 기술보다 과거 방식을 고수하는 모습이다.

실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국내 건설기업의 스마트 기술활용 현황과 활성화 방향’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 종합건설기업 중 77.4%가 대표적 혁신 기술인 BIM에 대해 모르거나 활용하지 않고 있었으며, 스마트 기술의 활용도도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건설사가 직접 기술 개발을 하기보다는 스타트업이 보유한 기술을 건설 현장에 시범적용한 후 결과에 따라 협업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면서 “국내 건설산업도 혁신 기술에 대한 인식 개선과 더불어 스타트업과 지속적 협업을 통한 발빠른 디지털 전환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는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계풍기자 kplee@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20.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