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20년 세법개정안’ 발표

年 10억 초과 소득자에 45% 세율

다주택·법인 종부세도 대폭 인상

기업은 투자세액 공제·감세 확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확장재정으로 세수 확보에 비상이 걸린 정부가 10억원 이상 초고소득자들과 고가ㆍ다주택 보유자들에게 세금을 더 거두기로 했다.

이를 통해 정부는 기업투자를 늘리고 서민과 중소기업 세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입장이지만, 잇따른 세금폭탄으로 ‘조세저항’이 거세질 전망이다.

정부는 22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2020년 세법개정안’을 확정, 발표했다.

세법개정안은 23일부터 내달 12일까지 입법예고와 8월25일 국무회의를 거쳐 오는 9월3일 정기국회에 제출된다.

개정안은 △코로나19 피해 극복ㆍ포스트 코로나 대비 경제활력 제고 △포용 기반 확충ㆍ상생ㆍ공정 강화 △조세제도 합리화ㆍ납세자 친화 환경 조성 등 3개 부문에 역점을 뒀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과세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연간 10억원 이상 초고소득자에게 45%의 최고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9000억원의 세수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지난해 12ㆍ16, 올해 6ㆍ17, 7ㆍ10 부동산 대책으로 발표한 종합부동산세율 인상도 이번 세법개정안에 포함했다.

종부세 과세표준구간별로 0.1∼0.3%포인트, 3주택 이상 및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의 종부세율은 0.6∼2.8%포인트 인상된다.

또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 종부세 세 부담 상한을 현행 200%에서 300%로 인상한다.

법인 보유 주택은 종부세 공제 6억원 제도가 폐지되고 2주택 이하 법인은 3.0%, 3주택 이상 혹은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에는 6.0%가 적용된다.

정부는 종부세 인상으로 9000억원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여기에 모든 금융투자상품으로부터 얻은 소득에 대한 ‘금융투자소득’도 신설된다. 금융상품으로 5000만원 이상의 수익을 거둘 경우 20%, 3억원 이상은 25%의 세율이 적용된다. 정부는 금융투자소득 신설로 1조5000억원의 세수를 확보할 것으로 예측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세수확보에 열을 올리면서 조세저항이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종부세 인상으로 ‘뿔이 난’ 이들이 온ㆍ오프라인 공간에서 다양한 형태로 총력전을 펼치는 양상이다. 또 여당 의원과의 토론회 개최도 추진하는 등 정치적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세법 개정이 증세 목적이 아니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늘어난 세수는 기업투자와 서민, 중소기업의 세 부담을 줄이는 데 그대로 사용되기 때문에 이번 세법개정안은 중립적인 입장에서 만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부는 세법 개정을 통해 기업들의 투자세액을 공제해주고 부가가치세 간이과세자 및 납부면제자 기준을 대폭 올려 5000억원씩 1조원의 세금이 덜 걷힐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금융투자소득 신설로 세수가 늘어나지만 내년부터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인하하면 총 2조4000억원의 세수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번 세법 개정으로 세수가 늘어나는 항목도 있고 줄어드는 항목도 있어 향후 5년간 676억원의 세수 증가에 그친다”며 “이 점을 감안해 앞으로 증세 논쟁이 없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재현기자 ljh@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20.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