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격심사 평균치 78%와 비슷… 사업대가 현실화 취지 무색

업계 “평가방식 개선 등 제도 혁신에 관심 높여야“ 

 

 

시행 1년 6개월째를 맞는 ‘건설기술용역 종합심사낙찰제’(이하 종심제)의 낙찰률이 기대와 달리 80%대에 안착하지 못하고 있다.

종심제 도입 당시 국토교통부와 건설기술용역업계는 종심제가 낙찰률 80%대 안착에 기여하고, 더 나아가 ‘사업대가 현실화’를 이뤄낼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여전히 80%를 넘지 못하는 사업이 속출하면서 종심제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4일 건설기술용역업계에 따르면 국토부가 사업대가 현실화를 목표로 지난해 3월 도입한 종심제가 제 구실을 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지적의 주요 배경은 기대보다 낮은 낙찰률이다.

지난해 3월 국토부는 종심제를 도입하면서 그 배경으로 “가격 중심이었던 사업자 선정 구조를 기술 중심으로 바꿔 엔지니어링시장에 제값을 주고 받는 문화를 안착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종심제가 낙찰률 상향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이 기대는 지금까지 현실화 단계에 이르지 못한 모습이다. 종심제 사업들의 낙찰률이 적격심사 평균치(약 78%)와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실제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종심제 방식으로 내놓은 ‘춘천∼속초 단선전철 6개 공구 노반 기본설계’와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2개 공구 노반 실시설계’는 대부분 70%대에서 수주 향방이 드러났다.

이들 8개 공구 중 사업비가 가장 컸던 춘천∼속초 6공구 기본설계는 서현기술단 컨소시엄이 예정가격 대비 78.40%에 가져갔다. 이어 같은 노선 4공구의 낙찰률은 78.71%, 8공구는 78.42%였다.

인덕원∼동탄 2공구 실시설계는 대한콘설탄트 컨소시엄이 예정가격 대비 79.08%에 거머쥐었다. 적격심사 평균 낙찰률과 사실상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도로공사 등 다른 발주처가 내놓은 종심제 사업도 결과가 비슷하다.

지난달 6일 개찰을 진행한 ‘고양창릉 공공주택지구 기본계획 및 기본설계’는 낙찰률 79.3%로 적격자 품에 안겼다. 아울러 ‘고속국도 제400호 수도권 제2순환선(양평∼이천 1∼4공구) 건설공사 시공단계 건설사업관리’의 낙찰률은 79.64%로 나타났다.

국군재정관리단이 종심제 방식으로 선보인 ‘20-국-00지역 건설사업관리(B190)’는 건원엔지니어링이 79.94%에 수주했다.

한 엔지니어링사 관계자는 “90% 안팎에서 낙찰률이 결정되는 사업도 종종 있지만, 대부분 80%를 밑돌고 있다”라며 “80% 미만 낙찰률이 끊이지 않는다면 종심제는 결국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엔지니어링사 대표는 “종심제 안착을 위해서는 낙찰률 상향 조정과 평가방식 개선 등을 골자로 한 제도 개선에 정부가 관심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남영기자 hinews@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_2020.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