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아파트 건설 활용 주목

 

서울 그린벨트 해제와 연계 급부상

市가 매입한 부지 20%만 활용해도

주요지역 공공 임대주택 공급 가능

양질의 주거 강력한 시그널로 거론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7ㆍ10 부동산 대책’의 후속으로 서울ㆍ수도권 도심지 내 주택 신규 공급을 위해 범정부 TF를 꾸리고 토지 확보에 착수했다. 정부는 서울시 내 그린벨트 해제도 검토 중인데 전문가들은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부지 활용방안도 함께 검토될 것으로 내다봤다.

15일 당정은 비공개회의를 갖고 서울 도심지 및 수도권 일대 주택 신규 공급을 위한 토지 확보 방안 등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서울시 내 그린벨트 해제안도 논의됐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당정협의에서 “3기 신도시 등 공공주택 32만가구를 포함해 77만가구를 수도권에 공급할 계획”이라며 “향후 3년간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과거 10년 평균보다 44% 많은 연 18만가구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인 진선미 의원은 “양질의 주택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구체적인 수치와 시기를 명시해 국민에게 설명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관건은 서울 도심지 내 주택을 추가 공급할 수 있는 토지 확보다.

문재인 대통령의 긴급 지시로 추가 물량 발굴에 나선 만큼 시장에 강력한 시그널을 줄 수 있는 정도의 공급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일각에서 ‘4기 신도시’까지 거론됐던 이유다.

토지 및 재원 확보 방안 논의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단장을 맡은 주택공급 확대 태스크포스(TF)와 박선호 국토부 1차관이 단장을 맡은 실무기획단을 중심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비공개회의 직후 조응천 의원(국토위 여당 간사)은 “서울과 수도권의 그린벨트 해제를 포함해 용적률 확대 등 공급을 늘리는 방안에 대해 범정부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토부 역시 그린벨트 해제안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그린벨트 해제와 함께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부지 활용안도 검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강남 일부 그린벨트 해제 이슈가 나왔는데 이들 지역은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부지와 연결돼 있다”며 “그린벨트 해제만으로 물량을 확보하려면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만큼 미집행 공원부지 연계방안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 내 그린벨트 해제 후보지로 거론되는 곳은 장기미집행 공원부지와도 붙어 있다. 이번 기회에 미집행 공원부지와 주택 공급물량 확보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토지 보상이 진행 중인 공원부지 활용을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았다.

김성환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올해 서울시가 일몰 대상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중 20%는 도시계획상 공원으로 유지하고자 토지보상을 진행 중”이라며 “이들 부지는 당정과 서울시의 의지만 있다면 주택공급을 위해 당장 활용할 수 있는 땅”이라고 말했다.

2019년까지 서울시가 약 3조원의 재정을 투입해 매입한 부지는 여의도 면적의 2.4배인 6.93㎢에 달한다. 올해 추가 매입 대상 부지는 0.51㎢다. 이들 부지의 20%만 활용하면 서울 주요지역에 공적 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

한 대형건설사 도시정비사업 관계자는 “서울 도심지에 주택을 공급하려면 뉴타운 해제구역 등을 활용하는 방안이 우선이고 그 외 장기미집행 도시공원부지 활용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것보다 정치적 부담이 훨씬 적다”고 지적했다.

김성환 연구위원은 “서울시가 관련 채권을 발행한다면 추후 실현이익이 다시 지역으로 재투자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고 민간자본도 손쉽게 유치할 수 있다”며 “SHㆍLH가 공급촉진지구로 지정해 임대주택을 공급하면 공공임대 물량을 최소 50% 이상 확충할 수 있기 때문에 공공성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희기자 jh606@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20.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