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 대출, 임대, 공급 등 4개 부문서 전방위적 규제 쏟아내

투기세력 철퇴 의도와 달리…1주택자ㆍ무주택자ㆍ전세입자ㆍ조합원 등 피해

2017년 8ㆍ2대책을 시작으로 2020년 7ㆍ10대책까지 22번의 부동산 규제에 시장이 멍들고 있다. 다주택자, 갭투자자 등 투기세력을 뿌리뽑아 시장을 안정화하겠다는 정부 의도와는 달리 선량한 피해자만 늘어나고 있다.

1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는 최근 3년간 세제, 대출, 임대, 공급 등 4개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규제들을 쏟아냈다.

세제 부문에서는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취득세 등 세율 인상으로 주택을 보유하지도, 팔지도, 사지도 못 하게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실수요자인 1주택자의 세제 부담이 늘면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세제 인상 속도가 너무 빠르다보니 조세 저항이 심각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출 부문에서는 지난해 12ㆍ16대책에서 9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대출을 축소한 뒤, 올해 6ㆍ17대책에선 이를 3억원 초과로 확대했다. 투기세력을 막기 위한 의도지만 내 집 1채를 원하는 실수요자들이 덩달아 피해를 봤다.

무주택자가 많은 3040세대들에 있어 내 집 마련은 내(來) 생의 일이 됐다. 대출이 막힌 데다, 장유유서 식의 청약제도 때문에 신규 분양에서 당첨될 확률은 극히 낮기 때문이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무주택자에게는 대출 규제를 푸는 등 실질적인 지원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대 부문에서는 임대차신고제, 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상한제 등 임대차 3법의 국회 통과 추진에 등록임대사업자와 전세입자가 동시에 발칵 뒤집혔다.

특히 임대차 3법 시행 전 등록임대사업자들이 전셋값을 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전세입자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김규정 HN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내년엔 서울시 내 입주 물량이 크게 줄 것으로 예상돼 전세입자들의 불안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급 부문에서는 정부의 헛발질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시 내 재건축ㆍ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막아놓고, 그린벨트 해제 카드가 급부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비사업지 조합원들의 주거 불안만 커지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묶여 있는 정비사업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설명했다.

정석한기자 jobize@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20.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