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주택공급에 한계…미래세대 자산 훼손 비판

효과 없으면 후폭풍 부담…불필요한 논란 야기 비판

 

정부가 주택 공급을 위한 서울지역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 카드를 이유는 실제 공급할 수 있는 주택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그린벨트 훼손으로 미래세대의 자산에까지 손을 댔다는 비판은 커지는 상황이었다.

2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해제가 가능한 그린벨트 면적은 86.8㎢ 정도다. 그린벨트 해제는 광역도시계획에서 설정된 해제 총량 범위 내에서 가능한데 서울시에서 남은 그린벨트 총량은 2.4㎢ 수준에 불과하다. 다만, 수도권에서는 보금자리와 기업형임대주택, 공공주택 등 국책사업 용도로 41.5㎢ 정도가 해제할 수 있는 물량이다.

문제는 이 정도로는 서울 집값을 안정시키는 데 충분한 주택을 공급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정부가 서울 그린벨트 해제 카드를 공식화한 이후 실제 그린벨트를 풀면 서울 강남 인근에는 1만호 정도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서울 전체로 보더라도 그린벨트 해제로 공급할 수 있는 주택은 5만호 수준이다.

그린벨트 해제로 공급할 수 있는 주택 물량에 한계가 있고, 과거처럼 대규모 공급용도로 활용하기에도 어려운 여건이다.

반면, 실제 그린벨트를 풀어 아파트를 짓기로 했을 때 직면할 비판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됐다. 당장의 정권 이익을 위해 미래 세대의 자산까지 훼손했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렵다. 일반 국민 여론도 그린벨트 유지로 쏠리고 있다.

특히, 그린벨트까지 해제해 주택을 공급했지만 집값 잡기에 실패했을 경우 부담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강남권에서 거의 마지막 그린벨트 해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변 부동산 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그린벨트는 군사정권 이후 신규로 지정되지 않고 계속 해제만 해왔기 때문에 갈수록 줄어들고만 있다”면서 “그린벨트만 풀고 집값을 못 잡게 되면 최악의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서울시를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계속되는 것도 부담이다.

서울시는 미래 자산인 그린벨트를 해제할 수 없다는 원칙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그린벨트 해제 권한은 정부에 있지만, 각종 인허가권을 가진 서울시와 전면적인 갈등을 각오하면서까지 그린벨트 해제 카드를 쓰기는 만만치 않다.

결국, 정부 입장에서는 실익이 크지 않은 그린벨트 해제 논란을 계속 지속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하지만, 정부가 설익은 정책을 섣불리 노출해 불필요한 논란을 초래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14일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그린벨트 해제 검토 가능 발언 이후 정부와 여당 내에서 조율되지 않은 발언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결과적으로 국민적인 피로도만 높인 셈이 됐다.

 

권해석기자 haeseok@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20.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