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북부선 건설’ 기본계획 용역 돌입, 내년 착공… 남북협력사업 강한 의지 드러내



남북관계가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국토교통부가 남북 철도 연결 핵심사업인 동해북부선 건설에 본격적으로 나서며 남북경협에 대한 정면돌파 의지를 드러냈다. 남북경협은 문재인 정부의 주요 추진 정책 중 하나다.

 

22일 건설 및 엔지니어링업계에 따르면 조달청은 국토교통부 수요로 지난 19일 ‘강릉∼제진 단선전철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추정가격 68억2000만원)을 발주했다.

동해북부선은 부산과 두만강을 잇는 동해선 철도(1279㎞)에서 사실상 유일한 단절 구간인 강원도 강릉∼제진(110.9㎞)을 단선철도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대표적인 남북협력 SOC(사회기반시설)사업으로 꼽히고 있다.

시장 안팎에서는 정부가 이 용역 발주를 통해 동해북부선 건설 의지를 다시 한번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국토부와 통일부는 지난 4월27일 강원 고성군 제진역에서 동해북부선 추진 기념식을 열고 이 노선 건설 의지를 밝혔다. 이에 앞서 동해북부선 건설사업을 남북교류협력사업으로 승인하기도 했다. 이 승인으로 동해북부선 건설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단계를 거치지 않고, 착공 준비 단계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으로 남북관계가 경색 국면을 보이면서 동해북부선 건설에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동해북부선이 장기적으로 경제ㆍ외교 분야 등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판단, 일정대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동해북부선 건설은 현재 남북협력보다 국가균형발전 측면에서 봐야할 사업”이라며 “현재 기본설계 절차를 밟고 있는 춘천∼속초 단선전철 등과 이어진다면 국가 철도망 구축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동해북부선이 제모습을 갖춘 후에는 북한, 더 나아가 유라시아 대륙까지 열차로 오갈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남북관계가 그리 좋지 않지만, 동해북부선 건설은 우리나라 정부가 여전히 남북협력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일종의 시그널”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가 남북경협 전략에 손을 대야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남북갈등 등 각종 변수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필요 이상으로 저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국토부는 ‘강릉∼제진 단선전철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을 수행할 사업자를 다음달 중순께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바로 착수 단계에 들어가 연내 이 작업을 완료한다는 구상이다. 착공 목표 시점은 내년 하반기다.

업계는 동해북부선 건설사업이 예타 면제 대상이라는 점에서 이 용역의 초점이 사실상 기본계획 수립에 맞춰져 있다는 분석을 내고 있다. 실제 수행자는 ‘사회․경제적 현황분석 및 관련계획 조사ㆍ분석’을 비롯해 ‘사업성(경제성ㆍ재무성) 분석’과 ‘기술검토(설계기준ㆍ노선계획ㆍ열차운영계획 등)’ 등을 과업으로 수행해야 한다.

 

최남영기자 hinews@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20.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