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공원 50배 '일몰'맞는다

다음달 1일부로 공원 효력 해제

사업자ㆍ지자체, 경험 미숙한데다

반대 민원ㆍ보상비 문제 등 복합적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무더기로 무산될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에서 사업이 무산된 민간공원 특례사업지구의 면적은 현재까지 총 11㎢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관련기사 14면>

 사업지별로 민간사업자의 준비 부족과 지자체의 경험 부족이 드러난 데다, 일부 사업지는 주민 및 시의회 반대와 토지보상비 미예치 등이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자본을 활용해 장기미집행공원을 해소하기 위해 2009년 12월 도입된 제도다.

 업계 관계자는 “도시계획상 공원으로 지정한 부지를 일정기간 공원으로 개발하지 않을 경우 공원지정 효력을 자동해제하는 도시공원일몰제 시행(2020년 7월 1일)을 앞두고 주요 지자체들이 앞다퉈 특례사업을 추진했지만, 주요 사업들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고 설명했다.

 지존에 따르면 현재 특례사업이 무산된 사업지는 인천 관교근린공원과 십정근린공원, 원주 단구근린공원, 대전 행평근린공원과 월평근린공원 갈마지구 등 26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도 시행을 앞두고 정부와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공원을 지키겠다고 선언했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할 뿐 합리적인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지난 18일 국토교통부는 실효 대상 도시공원(368㎢)의 84%인 310㎢가 도시공원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효가 다가온 공원 부지를 ‘우선관리지역’으로 지정하는 등 공원을 조성하기 위한 조치를 취한 것이다.

 서울시도 ‘도시자연공원구역’ 카드를 꺼내들었다.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묶이면 토지 소유자는 지자체장에게 토지 매수를 청구할 수 있고, 지자체장은 3년 내에 토지를 매입해야 하므로 보상 시기를 당분간 늦출 수 있는 방안으로 해석된다. 특히 시는 이달 중 약 69㎢를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하는 안을 확정해 고시할 예정이지만, 재산권 침해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지난 19일엔 토론회를 열어 ‘헌법재판소의 결론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며 오히려 일몰제 위헌 논란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사유지와 달리 국ㆍ공유지에도 일몰제를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위헌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신태수 지존 대표는 “도시공원 실효를 막기 위한 대안으로 떠올랐던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사업자와 지자체가 ‘동상이몽’을 그리며 곳곳에서 무산되고 있다”며 “지금도 사업 진행 여부가 불투명한 곳이 많아 사업이 엎어지는 곳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오진주기자 ohpearl@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20.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