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업종과 비교 ‘평가절하’ 심화

동일 등급이지만 가산금리 적용

최근 공모채 시장서도 찬밥 신세

 

실적ㆍ유동성 지표 개선 속에도

주택시장 규제로 ‘비관적 평가’

신용등급 낮춰 이자부담 가중



코로나19 사태로 건설업종에 대한 금융시장의 ‘디스카운트’(평가절하)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주 및 분양 등 실적이나 유동성 면에서도 개선된 흐름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조달시장이나 신용평가 등에서는 ‘홀대’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건설 및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공모 회사채 발행에 도전했던 건설사들이 잇따라 흥행 실패를 경험하고 있다.

한화건설은 지난달말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단 1건의 주문도 이끌어내지 못했다. 작년말 신용등급이 상승했음에도 불구, 시장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지난주에는 GS건설이 회사채 투자자 모집에 나섰는데, 발행금액 대비 주문은 30% 남짓에 불과했다. GS건설 역시 작년 신용등급이 올랐지만 공모채 시장에서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앞서 공모채 발행에 성공한 사례도 있었지만 금리조건만 보면 타 업종 대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코로나 사태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것은 아닌데, 건설사 공모채는 적어도 타 업종대비 0.5%포인트(P)의 금리는 더 얹어줘야 한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실물경제 위기와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인한 주택시장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건설업계를 비롯한 일부에서는 건설업종 디스카운트가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형사를 비롯한, 업계 전반적의 유동성 지표는 지난해부터 올 1분기까지도 대체로 개선된 흐름을 보이고 있어서다.

가장 크게 우려됐던 1~2분기 분양시장도 호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은 물론 지방 분양시장에서도 청약훈풍이 불고 있다.

4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주택은 총 3만6629가구로,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른바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후 미분양주택도 3월 대비 감소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앞으로의 주택시장이 불확실하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코로나사태 직후 예상됐던 우려는 상당부분 해소했고 업계 전반의 유동성 지표도 나쁘지 않은데, 자금시장에서는 여전히 찬밥신세”라며 “이르면 이달말 예정된 신용평가에서도 저평가를 받지나 않을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주택시장과 더불어 해외수주 등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한국판 뉴딜과 그린 뉴딜 등 국내 인프라시장의 확대와 더불어 세계 각국의 경기부양책은 더 큰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건설업에 대한 적정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도 “정부 규제와 PF시장축소 등 불안요인이 없지 않지만 자금시장에서의 건서럽 디스카운트는 과도한 면이 있어 보인다”면서 “문제는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해 등급이 하락하거나, 이자부담이 가중될 해외수주 부진이나 분양가 상승 등 더 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봉승권기자 skbong@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20.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