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요청건수 작년의 4배 ‘과부하’

경제 불 지필 조기발주에 ‘찬물’

 

563건 몰려 작년 전체 물량 초과

 지원센터 1곳서 처리 불가능 상태

 1분기 입찰금액 2016년 이후 최저

“행정 절차에만 수개월 원인” 지적

 지역경제 살리기에도 악영향 우려

수백 건에 달하는 공공건축 사업이 사전검토 절차에 한꺼번에 몰리면서 공사 조기 발주에도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 경제위기에 맞서 ‘한국판 뉴딜’이 추진되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행정절차에 막혀 재정 조기집행에 난항이 이어지고 있다.

계획적인 사업추진과 ‘성냥갑’논란에서 벗어나려는 정책 취지는 좋지만, 한시가 바쁜 경제 활성화에는 ‘독’이 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제도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6일 국가공공건축지원센터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전국 지자체 및 공공기관이 사전검토를 요청한 공사는 총 56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직과 인력 등 센터의 업무처리능력은 작년과 별반 차이가 없는 상황에서 이미 지난 3월말로 작년 한해 전체 검토물량(469건)과 맞먹는 468건의 검토요청이 몰리면서 ‘과부하’가 걸렸다.

센터는 부랴부랴 검토접수를 월 2회에서 월 1회로 축소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범정부적으로 추진 중인 재정 조기집행 및 공사 조기발주 기조와는 역행하는 모양새다.

<건설경제가> 공공입찰 전문업체 비드웍스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올 1분기 종합건설업 대상 입찰금액은 5조8416억원(3314건)으로, 지난 201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및 전문가들은 입찰금액 감소는 발주 지연 탓이 가장 크고, 공공건축 사전검토 확대도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같은 발주 및 입찰 지연으로 재정의 조기집행도 불가능해 졌고, 이는 다시 추경 등 예산편성 과정에서 건설예산을 삭감하는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공공기관 발주담당자는 “정부가 나서 대대적인 조기발주, 조기집행을 촉구하고 있지만 발주에 앞서 사전검토에만 수개월이 걸리다보니 올해 발주 실적은 작년보다도 못한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생활SOC와 연계해 다수의 공공건축사업을 추진 중인 지자체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정부가 센터의 조직 및 인력 등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디자인 행정만 앞세우다가 지역경제 회복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지나 않을까 우려된다고 호소하고 있다.

센터 한곳이 월 평균 140건의 사업계획을 검토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고, 기한내 회신한다 한들 제대로된 검토가 가능하겠냐는 주장도 나온다.

전문가들도 ‘병목’을 해소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장기적으로 추가 검토기관 지정을 추진하되, 우선적으로 한시적인 검토면제나 광역시ㆍ도 또는 다수의 공사 발주경험을 갖춘 공공기관은 검토대상에서 제외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봉승권기자 skbong@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20.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