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물량 가뭄에 ‘단비’…경기부양 ‘마중물’ 신호

올 기술형입찰 1.5兆 중 35% 차지

최악 수주절벽 속 ‘구원투수’ 역할

지역경제 활성화로 파급효과 예고

“SOC 효용성 검증, 신규 발굴 필요” 

 

정부가 무리한 SOC사업 추진이라는 일부 반대를 무릅쓰고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국가균형발전(예비타당성조사 면제) 프로젝트가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 속에 역설적으로 경기 활성화를 위한 ‘구원 투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들 프로젝트는 코로나19에 따른 최악의 수주 절벽으로 건설경기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올해 기술형입찰 발주량의 35%를 책임지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3주년 대국민 담화에서 예타 면제 사업 시행을 앞당길 계획이라고 밝혀 앞으로 수년간 경기침체 극복을 위한 지속적인 ‘효자 사업’이 될 전망이다.

12일 조달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정식 발주된 기술형입찰 공사(재공고 건 제외) 규모는 총 공사비 기준 1조530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대상 공사 물량은 5452억원으로 35.61%에 달했다. ‘영종~신도 평화도로 건설공사’(1122억원), ‘압해∼화원(1공구) 도로 건설공사(1차분)’(2160억원), ‘국도77호선 신안 압해∼해남 화원 도로 건설공사(2공구)(2170억원)’가 발주돼 입찰과정을 밟고 있다.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공사 발주 덕분에 기술형입찰 대상 공사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발주된 기술형입찰 대상 공사(1조3151억원) 대비 14.09% 늘어날 수 있었다. 실제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공사 발주를 제외하면 올해 1~4월 발주 규모는 1조원 밑인 9857억원으로 급감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같이 물량 부족이 극심할 때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발주 물량까지 없었으면 사실상 1분기는 대형 공공공사 발주 개점휴업 사태가 빚어졌을 것”이라며 “균형발전 프로젝트는 경기 활성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정부가 추진한 정책 중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사업은 지난해 예타 면제 조치가 없었으면 사업 진척이 어렵거나 발주가 상당히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실제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는 기존 예타 제도 상 통과가 어려운 사업들이 대부분으로 구성됐다.

기획재정부의 예타 운용지침에 따르면 건설사업의 경우, 경제성 분석(B/C)이 비수도권 기준 30~45%로 배점이 가장 높다. 이번 균형발전 프로젝트를 통해 정부가 B/C보다 장기적인 국가의 균형발전과 주민 삶의 질,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례로 앞서 발주된 ‘국도77호선 여수 화태∼백야 도로 건설공사’와 ‘신안 압해∼해남 화원 도로’ 사업은 모두 해상교량 건설이 공구에 포함돼 있다. 통상 연도교, 연륙교 건설 과정에서 장대한 해상교량은 국가별, 도시별 관광명소로 꼽힌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골든게이트(금문)교가 대표적이다.

이에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를 통해 SOC 투자의 효용성이 입증된 만큼 정부에서 신규 SOC투자 발굴과 발주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SOC투자가 경기부양, 경제부흥 정책 중 가장 직접적인 효과가 있고 손해 볼 부분이 없는 검증 된 카드”라며 “정부가 계획 중인 SOC투자를 속도감 있게 잘 집행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성엽기자 starleaf@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20.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