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진행된 4·15 총선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비례정당 더불어시민당이 압승을 거뒀다. 2004년 17대 총선 이후 16년 만에 의회 권력의 확실한 주도권을 쥐게 된 셈이다. 대통령 집권 중반 치러진 총선에서 ‘정권 심판론’이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 첫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건설인 출마자 중에서는 8명이 21대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전국 개표율 99.3%를 기록한 16일 오전 6시 22분 더불어민주당과 비례정당 더불어시민당이 단독으로 180석의 의석을 확보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은 개헌저지선인 100석보다 3석 많은 103석 확보에 그쳤다.

지역구 투표만 놓고 보면 민주당 163석, 미래통합당 84석, 정의당 1석, 무소속 5석 등이다.

비례대표의 경우 개표율 92.66%를 보인 가운데 미래한국당 34.18%, 시민당 33.21%, 정의당 9.54%, 국민의당 6.71%, 열린민주당 5.32% 등을 기록했다.

이를 의석수로 환산하면 미래한국당 19석, 시민당 17석, 정의당 5석, 국민의당 3석, 열린민주당 3석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번 승리로 2016년 20대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에 이어 유례없는 4연승 기록을 세웠다.

여당의 압승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후반기 국정 운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갈 동력 확보에 성공했다. 여당 역시 차기 대권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전체 의석 수의 3/5(180석)를 확보하면 패스트트랙을 단독으로 추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단독으로 무력화할 수 있는 의석수가 된다. 따라서 ‘여대야소’가 한층 강해진 이번 총선 결과가 문재인 정권의 남은 임기 2년에 큰 힘을 실어줄 수 있게 됐다.

통합당과 한국당은 서울 및 경기·수도권에서 밀리며 84석을 얻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예상되는 미래한국당 의석 수(19석)를 더해도 기록적인 참패다.

특히 서울 종로에서 차기 대권주자 간 경쟁을 벌였던 황교안 대표는 이낙연 민주당 후보에게 큰 표 차이로 지며 정치 인생에 타격을 입었다. 황 대표는 개표가 진행 중이던 15일 밤 12시께 대표직에서 물러남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선거제 개편으로 헌정 사상 처음 준연동형 비례제가 도입된 선거였지만 거대 양당이 비례정당을 내세워 표를 쓸어가면서 양극화 현상은 심화했다.

제3정당 후보 중 지역구 당선자는 경기 고양갑에서 당선된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유일했다. 무소속 당선자는 통합당 공천에 반발해 출마한 김태호, 권성동 의원 등 5명이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심판론이 대두되며 서울ㆍ수도권에서 통합당의 승리가 예상되기도 했지만 이변은 없었다.

경기 의석수 59석 중 민주당이 51석을, 서울 49석 중 42석을 민주당이 가져갔다. 강남 3구 등 일부 지역에서만 통합당이 제몫의 표를 가져간 셈인데,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앞으로 더욱 힘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부산 수영구 미래통합당 부산시당사에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우세가 점쳐지자 이주환 후보가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건설인 출마자 중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개표 3시간 만에 당선을 확정지은 김희국 미래통합당 후보(경북 군위군의성군청송군영덕군)를 시작으로 박덕흠 통합당 후보(충북 보은군옥천군영동군괴산군)가 3선 도전에 성공했다.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후보(경기 안산시상록구을)와 송석준 통합당 후보(경기이천), 성일종 통합당 후보(충남 서산시태안군)도 뒤를 이어 당선 굳히기에 들어갔다.

올해 초선에 도전하는 이주환 통합당 후보(부산 연제)와 전봉민 통합당 후보(부산 수영)도 21대 국회에 입성하는 데 성공했다.

반면 김현아 통합당 후보(경기 고양시정)는 카카오뱅크 대표 출신인 이용우 민주당 후보에 맞서 약 7%포인트 차이로 득표율 격차가 벌어지며 아깝게 21대 국회 합류에 실패했다.

국토부 차관 출신으로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김경욱 민주당 후보(충북 충주) 역시 초접전을 펼치며 막판까지 엎치락 뒤치락하다 당선권에서 멀어졌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출신인 정일영 민주당 후보(인천 연수을)는 민경욱 통합당 후보와 접전을 벌인 결과 새벽에 당선을 확정했다.

 

최지희기자 jh606@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20.04.16〉